‘떠날 때는 말없이’…故 현미, 아들들·조카 한상진 노사연 눈물 속 영면

1957년 현시스터즈로 미8군 데뷔
1960년대 정상급 디바

현미의 조카이자 배우 한상진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현미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4.11

4일 별세한 원로가수 고(故) 현미(본명 김명선)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11일 유족들과 동료들의 안타까움 속에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시경 서울 중앙대학교 장례식장에서 현미의 영결식 및 발인이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 사회는 코미디언 이용식이 맡고,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후배 가수 박상민과 알리는 추도사로 고인의 뜻을 기렸다.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현미의 발인식에서 가족들과, 동료, 선후배 들이고인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4.11

이날 영결식에는 고인의 조카 한상진, 노사연, 노사봉을 비롯해 한지일, 서수남, 양지원, 김수찬, 남일해, 엄영수 등이 여러 연예인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이용식은 “오늘의 현미 누님과 작별하기 위해 누님께서 평소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동료, 후배, 일가 친척 모두 이 자리에 모셔서 슬픔 속에 영결식을 진행한다”라며 “많은 분들이 현미 누님의 90세 졸수연, 100세 상수연을 마음 속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 영결식을 진행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현미 선생님께, 수십년 동안 노래처럼 떠날 때는 말없이 한 마디 말씀도 없이 떠나가셨다”라며 “선배님의 호탕한 그 웃음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 협회장은 이어 “언제나 선배님이 계시는 자리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나고 선배님의 무대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뜨거운 열정이었다”라며 “하늘나라에서도 선배님 노래 수많은 별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큰 별이 되어서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시고 남은 열정과 못다한 꿈은 하늘나라에서 꼭 이루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현미의 발인식에서 고인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4.11

추도사를 맡은 가수 박상민은 “몇 년 전에 미국에서 공연할 때 아무 조건 없이 게스트로도 서 주셨다”라며 “며칠 전에 슬픈 소식을 듣고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여든이 가까운 연세에도 최근까지 활동하시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라며 “대스타이자 닮고 싶은 선배님이셨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알리는 “불후의 명곡’ 이봉조 선생님 편에서 선배님을 만났는데, 당시 제 노래를 듣고 눈물 짓던 선배님 목소리 눈에 선하다”라며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공연을 하셨다기에 놀라웠다, 깊이 있는 목소리 온몸을 뒤덮는 울림, 저 역시 가수로서 선배님의 열정을 닮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참석자들은 이날 조가로 고인의 히트곡 중 하나인 ‘떠날 때는 말없이’를 불렀다. 이후 유가족 분향 및 헌화가 진행됐고 서수남 장례위원장과 대한가수협회 이사진들의 헌화 뒤 발인이 진행됐다. 서수남은 헌화하면서 “누나. 오늘은 말이 왜 없나. 사랑한다”라면서 오열했다. 발인 후에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고인의 두 아들이 있는 미국에 묘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현미의 조카이자 배우 한상진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현미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4.11

이날 운구에는 대한가수협회 협회원들 및 현미의 가요계 동료, 후배들이 참석했다. 조카 한상진이 영정을 들고 아들 이영곤씨와 이영준씨가 행렬의 앞에 섰다. 이어 현미의 조카인 노사연, 노사봉도 뒤따랐다.

1938년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7년 미8군 무대에서 현시스터즈로 데뷔한 이래 1962년 번안곡 ‘밤안개’로 대표적인 디바 반열에 올랐다. 이후 ‘내 사랑아’ ‘떠날때는 말없이’ ‘보고 싶은 얼굴’ ‘무작정 좋았어요’ ‘애인’ ‘몽땅 내 사랑’ ‘바람’ ‘왜 사느냐고 묻거든’ 등의 히트곡들을 발매하며 많은 국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슬하에는 유명 작곡가 고(故) 이봉조 사이에 낳은 아들 이영곤씨와 이영준씨가 있다. 첫째 아들 이영곤씨는 ‘고니’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둘째 아들 이영준씨는 가수 원준희의 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