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가 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화란’을 본 뒤 이렇게 말했다. 24일(현지 시각) 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초청된 ‘화란’이 프랑스 칸 드뷔시 극장(Salle Debussy)에서 관객을 만났다. 송중기는 시사회 후 “영화를 보고 나니 대본에서 느꼈던 감정보다 더 깊은 감정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저수지 신(scene)에서 연규가 치건의 귀를 바라보는 표정을 볼 때 ‘이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맞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폭력조직의 중간보스인 치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물이다. 치건을 맡은 송중기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연기했다. 약 40억원 규모 작은 영화이고, 부족한 제작비를 생각해 출연료를 안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화란’ 시나리오에 확신을 가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송중기는 “모든 스태프와 배우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화란’이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칸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으레 그렇듯 ‘화란’ 역시 상영 직후 기립 박수를 받았다. 배우 송중기·홍사빈·비비, 김창훈 감독은 서로를 안아주며 격려했고, 관객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칸에 온 김 감독은 상영에 앞서 무대에 올라 “칸에서 첫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여기 있는 배우 및 스태프와 함께 열심히 만든 작품인 만큼 재미있게 즐겨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규를 연기한 홍사빈은 신인답지 않은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고, 송중기는 그간 볼 수 없던 얼굴을 ‘화란’에서 드러낸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홍사빈은 “모든 상황이 꿈만 같다. 영화를 잘 봐줘서 감사하다.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라고 했고, 비비는 “눈물 나게 벅찬 경험이었다”며 “인생에서 가장 긴 박수였고 가장 천천히 흐른 시간이었며 가장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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