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을 연출했을 당시 신분을 숨진 재벌 3세 인턴과 일했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7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는 ‘스탭입니다 김대주 작가 2편’이 공개됐다.
나 PD는 김대주 작가에게 “우리 재벌 3세 에피소드 이야기해도 되나?”라고 말하며 슬쩍 운을 뗐다.
나 PD는 “‘1박 2일’을 하다 보면 가끔 대학생 인턴이 온다. 인턴이 들어오면 저희로서는 귀찮은 존재다. 정식으로 인턴을 채용하는 게 아니고 아는 사람 통해서 방송국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니까 별로 안 좋아하지 않는데 어느 날 인턴이 한 명 들어왔다”고 말했다.
귀찮기만 한 ‘낙하산 인턴’ 이었지만, 이 인턴은 일을 너무 열심히 했다고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인성도 좋아서 나 PD, 김 작가를 비롯한 촬영장 사람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정을 주기 시작했다고.
나 PD는 “당시 김대주 작가가 막내였다. 김대주 작가 밑으로 붙여줬다. 김 작가는 처음으로 밑에 사람이 생기니까 갈구기 시작했다”라고 농을 했다. 그러자 김 작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제가 인턴을 갈구지 않았다. 많이 가르쳐줬다. 제가 그렇게 갈구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나 PD는 당시 그 인턴이 귀여워서 장난을 많이 쳤다고 했다. 그는 “무슨 외국에 있는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더라. 그래서 우리가 맨날 ‘야 너 부자냐?’,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라고 없어 보이게 장난을 쳤다. 그 친구가 ‘저희 아버지는 작은 무역회사 하신다’고 답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 인턴은 한 달 정도 인턴 기간을 끝내고 나가게 됐다. 어느날 아는 사람이 “인턴 오지 않았냐”고 나 PD에게 물었고 이름을 이야기했는데 한 글자가 달랐다. 하지만 지인이 보여준 사진을 확인해 보니 해당 인턴이 맞았다고 한다.
나 PD는 “‘걔 누군지 몰라?’라고 하길래 ‘모르는데’ 했더니, ‘진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아들인데, 1박 2일도 좋아하고 방송 일도 좋아해서 인턴으로 들어왔다’고 하더라”면서 “김대주 작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사색이 됐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김 작가는 “절대 인턴을 갈구지 않았다”고 다시금 손사래를 쳤다.
나영석 PD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두세 달 전 한 행사에서 이제는 중년의 이 된 그 인턴을 영화처럼 다시 만났다고 한다.
나 PD는 “중년 아저씨가 양복을 입고 와서 저희한테 ‘PD님 안녕하세요. 누구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면서 “진짜다. 너무 놀라서 ’너 여기 웬일이야‘라고 했다가 ’너‘라고 해도 되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10년이 넘었다. 그 친구는 이미 자리를 잡고 부회장인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 됐다”면서 “‘야 내가 너한테 말을 놔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전혀 그러실 필요 없다. 몇 번이나 연락 좀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안 됐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진짜 명함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너 졸업하고 뭐할 거야? 꿈이 뭐야? 졸업하고 연락해 밥 사줄게‘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라고 흑역사를 회상하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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