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발연기 달인이라고 놀림받을 것 같아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3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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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국제영화제 최민식 특별전 열어
출연작 12편 상영 "이보다 감사한 일 없어"
"연기는 내게 숨 쉬는 것, 밥 먹는 것 같아"
"과거 돌아보게 돼…엄청난 자극 받고 가"

“연기는 제게 숨 쉬는 것, 밥 먹는 것과 같습니다.”

말하자면 배우 최민식(61)에게 연기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그는 “시건방진 얘기일 수 있지만, 언젠가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식으면 미련 없이 떠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면서 동시에 “이곳이 (내게) 엄청난 자극을 줬다”고 했다. 환갑에도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인 게 분명했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최민식 출연작을 몰아볼 수 있는 특별전 ‘최민식을 보았다’를 연다. 이를 기념해 30일 오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정지영 조직위원장과 함께 자리한 최민식은 “배우로서 이보다 감사한 자리가 또 있겠냐”며 자신을 낮추고 또 낮췄다. 부천영화제가 배우 특별전을 연 건 정우성·전도연·김혜수·설경구에 이어 5번째. 정 위원장은 “진작 했어야 했는데 늦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어 부끄럽다”고 했다.

‘최민식을 보았다’에선 최민식이 출연한 영화 12편을 볼 수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쉬리’(1999)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등이다. 최민식은 “이번에 잠깐이나마 과거를 돌아보게 됐다”며 “미래를 향한 발돋움이랄까. 현재 작품 활동을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부천에서 엄청난 자극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입시 준비를 위해 극단 뿌리에 연구단원으로 들어간 이후 40년 넘게 연기 외길을 걸었다. 이 외골수는 그렇게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끌며 상징적 존재가 됐다. ‘쉬리’ ‘파이란’ ‘취화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명량’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영화엔 항상 최민식이 있었다.

다만 최민식은 그의 이름과 함께 다니는 수식어인 대배우란 말을 극구 사양했다. “부끄러워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기하고 계신 이순재·신구 선생님 같은 분이 대배우죠. 배우 인생 통틀어 존경 받을 만한 외길을 걸어온 분에게나 붙일 수 있는 호칭입니다. 이런 말을 하니까 저도 가슴에서 뭔가 불끈 솟아 오르네요. 관객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저도 이순재·신구 선생님 연세까지 활동 할 수 있다면, 연기에 깊이를 더해 제가 느낀 것들을 작품으로 음미하고 싶습니다.” 정 위원장은 최민식을 “가장 뜨겁고 가장 거칠지만 가장 친근한 배우”로 평했다.

이번 특별전에선 최민식이 대학 졸업 직후에 참여한 단편영화 2편도 볼 수 있다. 최민식은 또 한 번 쑥스러워 하며 말했다. “1년 치 안줏거리가 될 것 같아요. 영화인들이 보고 ‘발연기의 달인’이라고 놀릴까봐 걱정입니다.”(웃음)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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