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심현섭이 어린 시절 아웅 산 테러로 사망한 부친 고(故) 심상우 의원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 상담소’)에서는 공개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끈 심현섭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심현섭은 “얼마나 많은 자녀가 부모의 병을 간병한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머니를) 12년 동안 간병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간병이 아니라 감금이었다, 하루에 앰뷸런스 2번 탄 자녀는 많지 않을거다”라며 “병원에서 5번 도망갔다, 뇌경색으로 코에 호스를 끼우고 계시고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가 6년이었다, 병원에 계신 게 더 편했다”라고 말했다.
심현섭은 “솔직히 말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라며 “그게 서로 편하겠다, 자식이라면 그게 솔직한 심정일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오은영 정신의학과박사는 “간병 생활 12년이 쉽지 않다, ‘긴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라며 “고통받는 부모님을 간병하다보면, 생활고를 겪게 되는 일이 많다, ‘간병 번아웃’이라는 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심현섭은 “당시 1990년대에 15억 정도 빚이 있었다, 25세에 개그맨이 되고 소속사에서 ‘그만 좀 해 어딜 간다 그래’라고 할 말릴 정도였다”라며 “30대 후반에 빚을 다 상환했고 몇년 후에 간병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심현섭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나타냈다. 심현섭의 아버지는 고 심상우 의원으로, 지난 1983년 아웅 산 테러로 세상을 떠났다. 심현섭은 “아버지가 유쾌하고 다재다능하셨다”라며 “가족들을 모아서 노래도 부르고 하셨던 아버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라고 했다.
아버지 돌아가실때 나이가 몇살이었냐는 물음에 심현섭은 “중1이었다, 저희는 유자녀가 어린 편이었다”라며 “아버지가 45세고 다른 돌아가신 분들이 50대 중반이었다”라고 했다.
오 박사는 “아버지를 전혀 준비도 없이 잃은 거다”라며 “폭탄이 터져서 세상을 떠나시는 것은 온 국민의 비극인데 유족들은 오죽했겠냐”라고 공감했다. 이어 “현섭씨를 보면, 굉장히 밝고 명랑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인생의 힘든 무게를 지고 계신 것 같다”라며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겪은 가족의 슬픔, 어머니의 우울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계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심현섭은 “(웃기고 오버하는 행동을 하면)그런 게 분출되는 것 같다, 안의 우울함을 덮기 위해 행동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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