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익 스튜디오앤뉴 대표, 차세대 미디어 대전서 기조연설
“‘무빙’은 히어로물 가장한 멜로…액션은 ‘플러스’로 생각”
“히어로물은 마블, DC 등이 잘 만드는 장르다. 그들만큼 자본력, 기술력이 없는데 (‘무빙’을) 잘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소시민적 멜로적인 감수성에 초점을 뒀다.”
장경익 스튜디오앤뉴 대표는 11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2023 차세대 미디어 대전’ 기조연설에서 디즈니플러스 ‘무빙’ 성공 이유에 대해 “히어로물이 아닌 히어로물을 가장한 멜로였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튜디오앤뉴는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 제작사로 유명하다. 장 대표는 앞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영화 ‘부산행’ 등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무빙’은 미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현재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상황이다.
‘무빙 사례로 본 K-콘텐츠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장 대표는 보편적인 히어로물에 한국적인 새로움을 준 게 ‘무빙’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좀비물인 ‘부산행’이 주목받은 게 인간이 좀비와 맨주먹으로 싸우고 좀비가 눈물을 흘린다는 점 등이었듯 “(‘무빙’도) 멜로라고 생각하니 제작하는 데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웹툰 ‘무빙’을 왜 좋아했는지 돌아보니 “하늘을 날고 괴력을 가진 그런 히어로들을 봐서가 아니라 가족, 친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소시민적인 모습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며 “액션은 ‘플러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향에 장 대표는 원작 감성을 살릴 수 있도록 웹툰 ‘무빙’을 쓴 강풀 작가를 제작에 참여하도록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액션을 잘하는 감독에게 각본을 맡겼더니 재밌는 첩보 액션 히어로물 내용이 나왔지만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멜로에 집중한 각본 덕분에 감독과 주연급 배우들을 여럿 섭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실제로 자녀가 있는 배우, 감독 등이 ‘무빙’을 ‘자식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라는 점으로 바라보면서 부성애, 모성애에 자극돼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명언을 인용해 ‘무빙’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의 ‘정’이 친구 간에는 우정, 부모·자식 간에는 다른 사랑이 있듯, 글로벌로 보니 휴머니즘으로 볼 수 있겠다”며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면 어떤 이야기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차세대 미디어 대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 11일부터 양일간 진행하는 행사다. 방송·미디어 최신 산업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며 산·학·연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주최하는 방송·미디어 분야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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