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백지영 유튜브 채널에는 ‘조금은 민감한 김정은 뒷이야기(방북, 도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백지영은 2018년 3월31일 북한의 초대를 받고 평양에 방문, 이튿날 무대에 올라 히트곡 ‘잊지 말아요’와 ‘총 맞은 것처럼’을 불렀다.
이와 관련 백지영은 “북한에서 그 두 곡을 정해줬는데 이유는 나도 모른다. 심지어 그때 내가 알기론 북한에서 누가 숙청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난 다음이었는데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라니까 기분이 약간 이상했다”며 “‘다른 노래 부르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는데 그쪽에서 그 노래를 원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난 백지영은 겁이 났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좀 무서웠다. 우리를 줄 세워서 만남의 장소로 데리고 갔는데, 매니저들은 남아있으라 하고 아티스트들만 데리고 갔다”며 “(김 위원장) 처음 봤을 때는 현실감이 없었다.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말 한 번 잘못하면 아오지 탄광 끌려간다’는 얘기를 듣고 자란 세대라서 너무 무서웠다”며 “(김 위원장은) 머리 각이 되게 칼 각이었다. 소매 깃이나 어디 하나 흐트러짐 없이 1톤 다리미로 다린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또 백지영은 단체 사진을 찍었을 때 김 위원장 바로 뒤에 서 있었다며 “앞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안 보일 수 있으니까 (사진사가) 자세를 좀 낮춰달라고 했다. 근데 김 위원장이 ‘나도 1열인데 낮추란 말이오?’라고 말해서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러고선 자기 혼자 웃더라. 농담한 거였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해서는 “되게 아파 보인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자마자 ‘왜 이렇게 창백해’ 싶었다. 조용하고 동양적인 미인이었고 자연스럽고 예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부부 느낌이 없었다. 손도 안 잡았다. 그래도 부부는 눈도 마주치고 서로 어깨동무한다거나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수직 관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평 관계는 확실히 아닌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백지영은 “호텔방 안에서 민감한 얘기 하지 말라고 했다. 도청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방은 왜 이렇게 수건이 없냐’고 혼잣말했는데 나갔다 오니까 소파 위에 수건이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가수 출신 현송월 당 부부장에 대해서도 말했다. 백지영은 “나보고 언니라고 했다. 여장부 스타일이고 털털했다. 대화가 꽤 괜찮았다. 공연 끝나고 나서 뒤풀이하는데 술을 너무 잘 마시더라. 평양 소주 40도 마시는 사람들이잖아. 말술이다. 내가 안 지려고 거기서 이를 악물었다”며 “현송월이 나한테 떠나지 말라고, 언제 또 보내고 부둥켜안고 슬퍼했던 게 생각난다”고 떠올렸다.
백지영은 “나는 통일이 되면 북쪽에 가서 행사 많이 할 거다. 무엇보다 북한에 사시는 분들을 만난 게 제일 좋았다”며 “막상 사람을 만나 보니 정도 너무 많고 땅만 갈라진 거지, 사람이 갈라져서는 안 됐다는 생각이 들고 묘하게 비슷한 구석을 많이 발견했다. 말이 갑자기 뻥 뚫리듯 통했는데 한민족이 맞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북한 가면 ‘내 귀에 캔디’를 하고 싶다”고 소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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