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신곡 ‘러브 윈스 올’ 뮤직비디오 공개
소속사·엄태화 감독, 내포된 의미 등 공개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IU·이지은)가 24일 0시에 공개한 신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통해 혐오에 대한 저항을 시적(詩的)으로 승화했다.
뮤직비디오는 아이유와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V·김태형)가 쫓아오는 혐오에 맞서 저항하다 결국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그린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EDAM) 엔터테인먼트와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에 따르면, 뮤직비디오 속에서 귀 안 들리는 아이유와 눈 한 쪽이 안 보이는 뷔를 집요하게 쫓는 ‘네모’는 주인공들을 향한 차별을 뜻한다. 각종 정제되지 않는 말들을 쓰는 통로가 된 스마트폰의 화면 혹은 편견·혐오의 프레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담은 “나아가 우리 일상에서 만연한 각종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러브 윈스 올’의 사전 프로모션 콘텐츠마다 등장했던 캠코더가 뮤직비디오에서도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영상 속 시간 배경은 현재이지만, 캠코더가 찍히는 화면의 설정값은 폐허가 되기 전 멀쩡했던 세상이다. 이담은 “캠코더의 렌즈는 곧 사랑의 필터를 의미한다. 또한 인물들의 내적 혹은 외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코더 속 세상에서 아이유와 뷔는 폐허가 된 현실에서처럼 지저분한 행색이 아닌 생기 있고 단정한 모습이다. 근사하게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가 하면, 윤이 흐르는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공간을 당당히 누빈다. 그런 가운데 검정 옷을 입은 이들은 두 사람을 손가락질한다.
‘말하지 못하는 이와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이의 디스토피아 세계관 생존기’로도 해석 가능한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여러 상징이 존재한다. 아이유의 입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체인이 작게 걸려있다. 이는 곧 세상과 온전히 소통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뜻한다고 이담은 전했다. 뷔 역시 왼쪽 눈에 온전한 소통이 힘듦을 상징하는 백색의 렌즈를 착용했다.
아이유 팬덤 ‘유애나’와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된 건 두 사람이 각각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 장면들이다. 아이유와 뷔는 폐허에서 각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골라 입었다. 이담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가장 상투적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결실’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네모’로 인해 육체가 소멸되고 그들이 걸치고 있던 ‘옷’만 남게 된다. 그 옷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남겼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옷더미 위로 얹힌다. 그런데 두 사람은 마지막 캠코더 화면에서 이들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암시된다. ‘러브 윈스 올’의 노랫말인 “일부러 나란히 길 잃은 우리 두 사람”이 겹쳐지기도 한다.
이담은 “이는 온갖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드레스와 턱시도는 현실에서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형식들이 과연, 참 본질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주목받은 엄태화 감독은 이번 뮤직비디오를 통해 아이유와 약 5년 만에 재회했다. 앞서 엄 감독은 지난 2018년 아이유의 데뷔 10주년 투어 콘서트 ‘이 지금’에서 상영됐던 10주년 기념 VCR을 작업했었다.
엄 감독은 이번 뮤직비디오 연출 참여 계기에 대해 “아이유 씨와의 재회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협업이라 감회가 남달랐는데, 그때 당시에도 2년 동안 현장을 나가지 않던 중, 아이유 씨의 연락을 받고 콘서트 VCR 작업을 했던 것이 이후 제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돌아봤다.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촬영장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작업이었다. 세계관 자체가 현실과 달리 이질적이고 추상적인 설정인 만큼 뮤직비디오에 대한 여러 시각에 따른 다양한 해석들 역시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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