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철은 ‘뮤지컬계 아이돌’로도 불린다. 지난해 무대에서 활약했던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는 ‘댓글부대’. 그는 여론 조작에 가담하는 팀알렙의 리더로 분해 또 한 번 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주연 김성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김성철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의 신작이다.
김성철은 극 중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 ‘찡뻤킹’ 역으로 활약했다. 찡뻤킹은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작하게 되는 인물로, 빠른 상황 판단과 스마트한 면모로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게 되자 찻탓캇(김동휘 분) 팹택(홍경 분)과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점점 판을 키워가지만, 의도하지 않은 사건으로 상황이 꼬여가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날 김성철은 소현세자 역으로 큰 호평을 받았던 ‘올빼미’(2022) 이후 관객들과 만나게 된 소감부터 밝혔다. 1년 반 만에 관객들과 만남에 앞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 “‘올빼미’에서는 오래 노출되진 않았지만 영화 자체도 좋았고 캐릭터 연기도 재밌고 결과물도 좋았다”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다음에 또 연기 잘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부담감이 없진 않았음을 털어놨다.
김성철은 ‘찡뻤킹’ 역할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댓글부대’ 역할이 어려웠다, 표현하기도 어려웠고 연기에 있어서 모델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 없이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라 저도 캐릭터를 구축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캐릭터가 약간 애매모호하다”며 “그간 항상 확실한 감정의 연기를 추구해 왔던 것 같다, 하나의 단어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추구해 왔는데 찡뻤킹은 그걸 하기가 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얘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이라고 생각해 보면 그게 없다”며 “그래서 ‘내가 이걸 표현해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도전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찡뻤킹의 비주얼도 강렬하다. 그는 이른바 ‘김병지 컷’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캐릭터 스타일링할 때 다 모여서 준비하신 걸 이미지 컷을 많이 봤다”며 “스토리컬러가 먼저 나왔는데 그때 다른 작품이 있었어서 염색을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긴 머리에 (피스를) 붙여버리자 해서 빨간 머리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캐릭터 자체가 표현하는 데 미숙한 친구이다 보니 분출하고 싶은 욕망을 빨간 머리로 채우는 게 아닌가 접근했다”며 “붙여놓고 보니까 그런 머리를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 안 할 거라 느낌이 이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캐릭터라는 게 분장을 하면 말투, 걸음걸이, 표정을 분장에 맞추게 되더라”며 “여러 머리도 해보고 탈색도 해보고 가발도 썼는데 (김병지 컷에) 동의를 했던 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성철은 언론시사회 당시 배우로서도 댓글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에 그는 “밈이나 인터넷 문화, 커뮤니티는 뭔가 MZ 문화 아닌가, 저는 MZ인데 왜 모를까”라고 운을 뗀 뒤 “미디어라는 게 지금 많많이 발전이 돼있다”며 “과거와 달리 SNS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많은 매체에서 이슈가 나온다, 팩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한 사건을 두고 주관적인 입장이 들어오다 보니까 뭐가 진짜이고 뭐가 가짜인지 판단이 안 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철은 “어떤 이슈에 대해 궁금해서 서치를 했을 때 누구는 이렇게 얘기하고 누구는 저렇게 얘기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 너무 믿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며 “그래서 요새는 거의 안 믿는다, 진짜 궁금하면 직접 찾아봐야 하는 것 같더라,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든지 직접 들으려 하는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팬들이 응원해 준 댓글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성철은 “사실 팬분들이 남겨주시는 건 다 힘이 되고 응원이 된다”며 “정말 창의적으로 어떤 드립을 날려주시는데 그런 주접 댓글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걸 보면 힘이 난다”고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콘텐츠를 찍거나 할 때 가끔 보는데 저한테 달린 댓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의 주접 댓글을 보면 재밌고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김성철은 인터뷰 전날 ‘나를 찾아줘’라는 영화를 봤다며 “그걸 보면서 ‘댓글부대’를 하길 ‘참 잘했다’ 했다”면서 “‘정말 피부로 맞닿아서 느끼는 것들이 더 진실성이 있구나’에 대해서 다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생각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성철은 지난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후 ‘열일’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 ‘셰익스피어 인 러브’까지 무대에서 맹활약했고, 올해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 공개도 앞뒀다. “‘지옥2’는 하반기 공개라 아직 부담감은 없다”는 그는 “잘잘했고 못했고를떠나서 ‘내가 정말 쉬지 않고 일을 했구나’ 생각을 한다”며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을 했지만, ‘10년 동안 내가 큰 성장을 이뤘나’ 이런 생각은 안 해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 성장에 있어서는 웬만해서 생각을 좀 안 하는 편이라서 현실을 항상 마주하고 과거와 미래는 좀 안 보는 편인 것 같다”며 “내 10년의 과거, 10년 후의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 모습에 집중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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