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은 유튜브 채널 ‘피디씨’가 18일 공개한 영상에 출연했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최불암은 “나는 애초에 연출을 공부하려 그랬다. 근데 그게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극 공연 앞두고 며칠 안 남았는데 ‘네가 그 노인 역을 좀 해라’ 그래서 내가 배우 생활을 시작한 거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난 워낙 노역 배우다. KBS 다 노역만 했는데, 잘하니까 MBC 개국 때도 노역으로 부르더라. 그게 1969년 드라마 ‘역풍’이었다”고 했다. 최불암은 “당시에 내가 서른 살 즈음 됐다. 그때 80살 먹은 할아버지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또 “내가 맡은 것 중 제일 나이 많았던 역할이 120살 먹은 한국인이었다. 그다음에 85세부터 87세까지의 우남 이승만 박사 역이었다”고 했다.
다만 최불암은 “(이승만 역은) 부담감 때문에 내가 못 한다고 했다.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만들어 낼 수가 없다. 근데 MBC 사장님이 날 부르더니 ‘다 도와줄 테니 해라’ 그래서 시작했던 건데”라며 “외모는 잘 따라가지 못했어도 그분의 살아온 과정을 쭉 분석했다. 그 분이 미국에서 오래 사셨다. 그래서 대사 문법을 미국식으로 바꿨다. ‘나는 오늘 소풍을 갑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소풍을 갑니다 오늘’ 이렇게 했다”고 떠올렸다.
최불암은 “연기에 있어서 모방이 없어도 안 되지만, 모방 쪽으로 너무 많이 가면 재주가 흉내내기 재주로 가는 거다. 인물의 살아온 과거 이런 것들을 모두 검진해 보면 저절로 인물이 앞으로 다가오지”라고 연기 철학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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