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이 흔들리자 ‘개훌륭’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의 인기 장르로 자리 잡고 출연자 논란으로 위기를 겪는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여전히 대책과 해결방법을 찾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개훌륭)은 오는 3일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KBS 편성표에 따르면 ‘개훌륭’의 빈 자리에 월화드라마 ‘함부로 대해줘’가 방송된다. 지난달 20일 불거진 강형욱 논란으로 3주 연속 결방하는 ‘개훌륭’이다.
강형욱은 지난달 20일 채용 구직 플랫폼 잡플래닛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한 누리꾼은 자신이 강형욱이 대표로 있는 보듬컴퍼니 재직자라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직원이 강아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회사다, 대표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으로 제정신으로 다닐 수 없다”, “퇴사하고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정신과에 다녔다” 등전 직원들의 주장이 나왔다. 이런 주장은 매주 구체적이며 그 수가 적지 않았다.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개훌륭’ 제작진도 논란이 불거진 즉시 결방을 결정했다.
강형욱은 사업을 함께 하는 아내와 함께 논란 4일 만인 5월 24일 유튜브 각종 의혹에 반박하고 해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양측의 의견이 상반되거나, 하나의 사안을 두고 다르게 해석한 부분도 있었다는 내용을 포함해, 이런 의혹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와 해명 방송으로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해명에 대한 전 직원의 재반박이 나오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것. 앞으로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강형욱 논란은 ‘개훌륭’에 직격탄을 날렸다. 프로그램 자체가 강형욱이 중심축이고 제외, 편집으로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주요 구성을 맡고 있기 때문. ‘개훌륭’은 3주 연속결방에 이어 프로그램 존폐위기로 번지고 있다. KBS는 논란의 진위여부는 물론 시청자들의 ‘민심’도 고려하는 등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다시 한번 전문가 예능 프로그램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례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너도나도 방송에 진출해 ‘전문가 예능’ 장르가 자리매김하자 동반된 문제점들이다. ‘전문가’가 가진 특별한 전문지식과 입담은, 신선함과 신뢰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족시켜 준다. 이들은 프로그램의 주요 구성요소로서 정체성이자 차별점이 되지만, 동시에 전문가 의존도가 큰 만큼 출연자(전문가)의 위기가 곧 프로그램의 위기로 직결됐다.
강사이자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린 설민석은 2020년 석사 논물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에 그가 이끌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선을 넘는 녀석들’도 휴식기를 갖거나 이른 종영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도 흔들린 바 있다. 방송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강한 항의라는 점에서 강형욱과는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프로그램의 위기로 이어진 사례다. 당시 프로그램의 얼굴이자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오은영의 솔루션에 대한 실망감이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떨어트려 폐지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은영은 솔루션이 방송에 다 담기지 않았다는 점을 밝혔고 제작진도 재차 사과했지만 ‘결혼지옥’은 2주간 결방된 바 있다.
다양한 비연예인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자 논란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제작진이 출연자들의 과거 등 개인적인 문제들도 확인하는 추세다. 생활기록부 확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확인, 계약서 작성 등 여러 방안을 동원한다고. 반면 ‘전문가’들은 비연예인임에도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영향력이 있다는 점, 이미 유명한 상황에서 방송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제작진이 개인적인 문제들을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방송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논란이 불거지고 예고 없는 결방과 폐지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 예능 프로그램도 ‘위기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예능 프로그램 홍보 관계자는 최근 “전문가 한 명을 스타로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에는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커진다”라면서 “스타성, 주목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수의 전문가가 함께 출연하거나 교대로 출연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또 “기존에는 전문가의 방송 외적인 이슈를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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