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입사 31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된 황정민(53) 아나운서가 ‘황정민의 뮤직쇼’ 마지막 생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
황 아나운서는 29일 오후 KBS 쿨 FM ‘황정민의 뮤직쇼’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이달 31일부로 KBS를 명예퇴직한다. ‘황정민의 뮤직쇼’는 녹음분인 주말 방송을 끝으로 내달 1일 폐지된다.
이날 황 아나운서는 “가끔 제 손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며 “‘손이 참 짧다’ ‘너무 안 예쁘다’ ‘반지 껴도 안 어울리겠다’ ‘일복이 많게 생겼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로 일도 많았고 열심히 했다. 근데 저한테 일복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저를 이 시간까지 올 수 있게 끌어준 건 일을 통해서 만난 좋은 사람들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오늘 마지막 생방송에서 어떤 멋진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딱 이 마음이더라”며 “매일 수많은 청취자를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황족(청취자 애칭)들이 저에게 가장 큰 복이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저의 방송을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이 저를 즐겁고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방송 중엔 황 아나운서 자녀들의 깜짝 음성 편지도 공개됐다.
황 아나운서의 아들과 딸은 “오늘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저도 예전에 ‘뮤직쇼’에 나가 퀴즈를 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엄마가 라디오 하는 걸 듣고 보면 새롭고 신기하고 반가웠는데 마지막이라고 하니 엄마 기분도 궁금하다”며 “30년간 방송하느라 수고했다. 마지막까지 잘하고, 그동안 못 했던 거 다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KBS는 지난 2월 수신료 분리 징수 등 경영난에 대한 대책으로,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 및 1년 이상 근속 지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퇴직자 명단에는 황 아나운서를 포함해 KBS 간판 스포츠 캐스터로 활약한 이광용 아나운서도 포함됐다.
한편 황 아나운서는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VJ 특공대’, ‘도전! 지구탐험대’ 등 KBS 대표 프로그램 MC로 안정감 있는 진행을 보여줬다. KBS 쿨FM ‘황정민의 FM대행진’(1998~2017)·‘황정민의 뮤직쇼’(2020.3~) DJ를 맡아 팬층도 구축했다. 2013년 제13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라디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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