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장나라(43)는 불륜 소재 드라마를 많이 했지만, 결혼 전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최근 막을 내린 SBS TV ‘굿파트너’는 남편인 촬영감독 정하철(37)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평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1999~2014)을 즐겨 봤다며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삶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굿파트너는 이혼전문변호사 최유나(39)가 집필, 현실성이 높아서 공감을 샀다. 신혼인 장나라는 “결혼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수십년간 따로 살다가 같이 삶을 시작하는 게 기적이다. 결혼생활을 쭉 유지하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부터 불륜에 시달리는 역을 많이 했는데, 의도한 건 아니다. 결혼 전후 감정이입에 큰 차이는 없다. 연기할 때 개인적인 건 생각하지 않는다. 미혼, 기혼 상관없이 불륜 연기는 그냥 기분이 안 좋다.(웃음) ‘한유리’(남지현)가 ‘부부는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가족이 돼버린 남’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닌데 슬프더라. 우리네 어머니들이 이런 생각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회에서 ‘결혼, 비혼, 이혼 다 선택이야.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돼’라는 대사도 공감됐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 이야기다. 올해 SBS 드라마 최고 시청률(7회 전국기준 17.7%)을 찍었다. 5회 방송 후 파리올림픽 기간 3주 결방, 시청자 원성을 사기도 했다. “올림픽 전 시청률이 잘 나왔다. 사람이니까 당연히 미치고 환장하겠더라”면서 “계속 추스렸다. ‘여기서 더 잘 안돼도 감사한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장나라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처음으로 변호사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초반에 차은경 말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조금 과감한 선택을 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극본 리딩 때 캐릭터를 조금 편안하게 풀었는데, 반응이 약간 애매했다. 감독님디 ‘좋은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믿어줘서 밀고 나갔다. 첫 회에는 이상하게 본 분들도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남지현(29)과는 실제로 굿파트너가 됐다. 이 드라마를 할 때 고민이 많았다며 “남지현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털어놨다. “연차가 쌓여서 더 잘하고 싶은데, 도무지 생각해도 방법을 모르겠더라. 이번에 ‘이 악물고 보여줘야겠다’고 마음 먹기 보다, 전체 그림을 보고 남지현씨 캐릭터를 중심으로 갔다. 남지현씨가 톤을 묵직하게 갔다면, 난 요즘 말처럼 ‘킹 받게’(열 오르게) 살랑살랑 대사를 했다”고 부연했다.
대사가 워낙 막아 애를 먹었다. “이렇게 대사를 못 외운 건 처음”이라며 “멘붕이었다. 초반에 2~3일 NG를 꽤 많이 내 충격 받았다”고 할 정도다. “극본을 통으로 계속 본다. 전체 흐름을 알아야 해 처음부터 끝까지 봐 자신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말이 꼬이고 난리가 났다. 집에서 밥 먹으면서도 계속 극본을 봤고, 인에 박히니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드라마를 하기 전까지 이혼 조정이 뭔지도 정확히 몰랐다”며 “용어가 낯설었는데, 작가님이 자세히 설명해줬다. 오히려 디테일한 연기는 편하게 하게 내버려뒀다”고 덧붙였다. 극중 불륜 남편 ‘김지상’(지승현)은 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장나라 역시 “좀 어이가 없었다”며 “‘VIP’에서 남편 ‘박성준’(이상윤)릏 용서하지 못했는데, 김지상을 보니 용서해도 될 것 같더라. 단연코 최악의 남편은 김지상이다. ‘황후의 품격’의 ‘이혁’(신성록)도 만만치 않지만, 판타지가 섞여 슬픈 전사가 있었다. 김지상은 내 인생에서 만난 역대급 캐릭터”라고 짚었다. “연기할 때 다들 ‘간통죄 부활해야 한다’고 농담처럼 얘기했다. 죄라고 명명하는 게 없어지니, 누군가를 해치고 삶을 피폐하게 만든 사람이 당당해지더라”고 덧붙였다.
실제 남편 반응도 궁금했다. “평소 남편이 굉장히 감성적이고 착하다. 이상하게 드라마, 사진 결과물만 보면 대문자 T(극히 이성적)가 된다. 같이 드라마, 영화를 볼 때 난 주로 연기, 남편은 촬영과 미쟝센을 본다. 뭔가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며 전문가적으로 접근하더라”면서 “남편이 굿파트너는 ‘정말 잘했다’고 해 다행”이라며 좋아라했다. “남편보다 아빠(배우 주호성)가 처음으로 ‘나보다 잘한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아서 문자를 캡처해놨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빠보다 잘하는 게 목표였는데, 사실이 아닐지언정 그런 말을 해줘서 혼자 축배를 들었다”며 웃었다.
올해 연말 연기대상도 기대하지 않을까. “전혀요. 나랑 뭔 얘기 같다. 사실 ‘가요대상’을 받았을 때도 감사하게 노래가 잘됐고, 모든 분들이 도와주고 행운이 따라줘서 가능했다. 내가 솔직히 타고난 실력이 있었던 게 아니다. 그때도 ‘내가 이걸? 우와! 좋긴한데 과분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상을 바라보면서 뭘 하면 삶이 너무 팍팍해질 것 같다. 예전부터 상 욕심은 내려놨다. 내 목표는 늘 같다. 여기서 좋은 성과를 내서 다음 작품에서 잘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장나라는 2001년 가수로 데뷔, 23년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동료 중 굿파트너로는 MC 박경림(45)과 가수 이수영(45)을 꼽았다. “친구 이상의 느낌이다. 동료라기보다 은인에 가깝다. 경림 언니가 없었으면 이렇게 쭉 활동할 수 있었을까 싶다”며 고마워했다. “표예진씨는 VIP에서 내연녀로 만났는데, 엄청 큰 힘이 돼준다. 정말 좋은 친구라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김미경 선생과도 자주 연락한다. 어제도 뵀다. 큰일이 있어도, 선생님과 몇 시간 얘기하면 다 지나간다”고 했다.
“앞으로도 잘하고 싶고, 잘 보이고 싶다. 어느 날 인터뷰하다가 눈물이 난 적 있다. 연기는 잡을 수 없는 하늘의 별 같다. 그런 마음이 계속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뭘 해도 동안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좋은 걸 써주고 싶어도 딱히 뭐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기대되는 배우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계속 쟤한테 뭘 시켜보고 싶었으면 좋겠다. 기대가 안되면 슬플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릴러물, 오컬트를 좋아한다. 고현정 선배가 한 ‘히트’를 좋아하고, ‘손 더 게스트’ 같은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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