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희은이 첩을 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나갔던 어린 시절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1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서는 대한민국 1호 개그우먼 이성미가 절친 양희은, 김수철, 김혜영을 초대해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성미는 양희은에게 “언니가 엄마랑 그렇게 티격태격하건 알콩달콩하건 내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살아온 세월이 제일 부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100일 때 나를 아버지에게 맡기고 떠나셨다. 새엄마를 엄마라고 불렀었고 ‘엄마’라고 하면 어떤 그림도 안 그려진다. 희은 언니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부럽더라. 엄마가 쭉 있다가 돌아가시는 것이 저런 거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양희은은 “모녀지간은 애증이 있는 거다. 특히 엄마와 큰딸은. 너무 싫고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가도 연민이 생긴다. 희한한 건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 엄마가 내 속으로 쑥 들어오더라. 나를 짜증 나게 했던 게 뭔지 알겠더라. 왜 그랬는지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성미는 “언니가 툭 내뱉는 말이 저한테는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근데 나는 희한한 게 언니가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안 울 거야’ 이러더라. 왜 그랬냐”라 물었다.
양희은은 “딱 한 번 집에 와서 울었다. 엄마의 빈방을 보며 엉엉 울었다. 그렇게 엉엉 아기처럼 울고 뚝 그쳤다”고 말했다.
이성미는 “그런 거 없나. 아버지가 누워 있었던 소파. 엄마가 앉아 있던 침대. 그런 걸 보면 욱하고 올라오지 않나“라고 물었다.
양희은은 ”엄마 방을 그대로 놔뒀다. 거기서 책도 보고 TV도 보고 개랑 누워 있고 노래 연습도 한다. 엄마 품에 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 엄마 냄새가 안 사라지더라. 아홉 달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엄마 냄새가 살아있지 싶다“라고 했다.
양희은은 이어 ”우리 엄마는 내가 미국에서 모시고 살 때도 그랬다. 노부부들이 손잡고 다니면 그걸 너무 부러워했다. ‘내가 좀 더 참을걸’이라고. 아버지의 축첩.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걸 용서하지 못하니까 외갓집으로 갔다“며 ”그날 밤에 아버지가 그 여자를 데리고 왔다. 엄마가 나간 날 살림이 시작됐다. 세상에 그렇게 야비할 수가 있나. 눈이 무섭게 내리는 날이었다. 1962년 봄방학 날이다. 잊을 수가 없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가 엄마 못 가게, 오전에는 붙잡고 울더니 저녁에는 ‘헤헤’ 거리며 그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다“며 ”그리고 세 자매를 큰집으로 보내더니 무당 푸닥거리처럼 살아있는 우리 셋의 옷을 불에 다 태웠다. 살아있는 사람의 옷을 태우는 건 (과거를) 땅에 묻는 거지. 없애버리는 거다“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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