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가 8년여 만에 돌아왔다. 공주가 아니라고 말하는 당찬 히로인 모아나는 다시 한번 망망대해로 나가,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
27일 개봉한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모아나2’(감독 데이비드 데릭 주니어)에는 전편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는 선조들로부터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은 모아나가 부족의 파괴를 막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와 새로운 선원들과 함께 숨겨진 고대 섬의 저주를 깨러 떠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담았다.
영화는 암초를 넘고, 바다와 함께하는 삶을 보내고 있는 모투누이 섬사람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길잡이로서 정체성을 깨달은 모아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늘 바다 너머 어딘가에 또 다른 인간이 살고 있지 않을지 고대하며 나팔을 분다. 그러던 어느 날 선조들로부터 고대 섬을 찾아내 부족의 안녕을 기원할 수 있다는 부름을 받은 모아나는 부족의 파괴를 막기 위해 마을의 농부 켈레, 기술자 로토, 역사학자 모니를 새로운 선원들을 발탁한다. 그렇게 팀을 이룬 모아나는 인간의 유대감을 질투하는 폭풍의 신 날로의 저주를 깨기 위해 항해에 나선다.
그러나 길잡이가 되어준 별이 갑작스럽게 폭파하고, 길을 잃다 코코넛 카카모라를 우연히 만난 이들은 무시무시한 조개 섬에 빨려 들어가 미스터리한 마탕이를 만난다. 반신반의하던 모아나는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마탕이를 통해 환상의 콤비 마우이와 재회하고, 고대의 섬을 찾아 저주를 깨고자 한다. 더욱 강력해진 폭풍의 위협과 막다른 길에서 좌절감을 느끼지만 다시 한번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찾기로 결심한다.
여성 영웅으로서 정체성을 찾았던 모아나는 속편에서는 세계관을 넓혀 이번에는 공동체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진 만큼 든든한 조력자 마우이를 비롯해 새로운 선원으로 켈레, 로토, 모니가 등장한다. 또한 수탉 헤이헤이, 돼지 푸아는 물론, 코코넛 카카모라와도 힘을 합친다. 전작에 비해 인물이 많아졌지만, 모아나는 리더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남다른 사명감을 지닌 채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헤쳐 나간다. 전편에서 보여준 모아나의 메시지가 여전히 이어지는 셈이다.
‘모아나2’는 전편의 이야기 구조, 비주얼 등을 유사하게 이어간다. 이전에 보여줬던 ‘모아나’만의 매력 포인트가 고스란히 연결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다가온다. OST 역시 전편보다 힘이 약하다. 세계관을 확장했으나 다음 이야기를 위한 발판이라는 점에서도 1편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모아나’ 시리즈 자체가 주는 당차고 긍정적인 힘이 자연스레 매력을 채워준다. 다시 한번 “공주가 아니”라고 말하는 항해자 모아나의 모험심, 태평양 제도를 배경으로 한 황홀한 비주얼과 길을 잃어도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어우러져 조금 더 깊어진 ‘모아나2’를 완성해 냈다.
더불어 전편의 흥행을 이끈 아우이 크라발호, 드웨인 존슨이 다시 한번 보이스 캐스트로 합류해 반가움을 더한다. 각각 모아나, 마우이로 분한 두 사람은 전편을 잇는 티키타카 매력과 한층 더 애틋해진 동료애를 선보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모아나를 빼닮은 어린 여동생 시메아 캐릭터는 극에 사랑스러움을 더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아나2’는 ‘모아나’, ‘엔칸토: 마법의 세계’ 제작에 참여한 데이브 데릭 주니어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아비가일 발로우와 에밀리 베어, 그리고 그래미 3회 수상자 마크 맨시나 등이 OST에 참여했다. 시즌3을 예고하는 내용이 담긴 쿠키 영상이 하나 있다. 러닝타임 9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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