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당뇨병 DNA, 사이클과 축구로 떨쳐냈다[양종구의 100세 건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1일 03시 00분


사이클과 축구로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고 있는 김충식 OK택시 대표. 김충식 대표 제공
사이클과 축구로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고 있는 김충식 OK택시 대표. 김충식 대표 제공
양종구 기자
양종구 기자
김충식 OK택시 대표(52)는 ‘스포츠광’이다. 매주 토요일엔 주말축구팀 로얄 FC에서 축구를 하고 일요일엔 사이클을 탄다. 평소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도 키운다. 라이프가드(수영장 안전요원) 자격증에 스키 강사 자격증도 있다.

“아버지와 고모 5분이 모두 당뇨병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운동하라’고 밥 먹듯 강조했죠. 제가 한양대 체육과를 가게 된 것도 당뇨병과 연관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육과를 선택했습니다.”

김 대표는 1998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양지교통을 물려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때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운동으로 이겨냈다. 회사명을 OK택시로 바꾸고 기존 패러다임에서 혁신을 시도했다. 기사들에게 유니폼을 입게 하고 인사법 등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믿고 탈 수 있는 택시, 기분 좋은 택시를 추구했다. 당시 기사들을 설득하느라 힘들었지만 스키를 타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버텼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위장병으로 병원에 실려 갈 정도였지만 어릴 때부터 해온 운동 덕분에 극복했다”고 했다. 이제 OK택시는 대통령표창도 받고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친절한 택시회사’로 선정되는 등 한국판 ‘MK택시’(일본)로 정평이 나 있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날아가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생깁니다. 삶의 활력소라고 할까요. 한 주라도 축구나 자전거 타기를 거르면 그 다음 주는 몸이 찌뿌드드해서 못 견딥니다. 그럼 평일에라도 자전거를 70∼80km 타야 몸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옵니다.”

대학 때부터 스키를 탄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자전거도 타고 있다. 시작은 산악자전거(MTB)였는데 5년 전부터 도로 사이클로 바꿔 매주 일요일 최소 100km를 질주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금천구 시흥동 사무실까지 사이클로 출퇴근하기도 한다. 사업할 때 목 디스크가 있어 목을 숙이는 사이클보다는 MTB를 탔는데 이젠 사이클에 빠져 있다. 김 대표는 “사이클은 고개를 숙이고 타지만 오히려 목의 주요 근육을 키워준다. 근육에 힘이 생기니 뼈를 잡아줘 디스크가 치료됐다. 주변 정형외과 의사들에게도 알려줬다. ‘목 디스크 환자들에게 사이클 타지 말라고 하지 말라는 뜻’으로”라며 웃었다. 김 대표는 사이클 예찬론자가 됐다. “사이클을 타면 허벅지 근육은 물론이고 팔, 복근까지 키워준다. 전국적으로 자전거 길도 잘 갖춰져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사이클 타기는 가장 좋은 장수 운동이다. 건강도 챙기지만 전국 금수강산을 사이클 타고 감상하는 기분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2년에 축구도 시작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이회택 김재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진국 전 축구협회 전무 등 축구 스타 출신이 주축이 돼 만든 로얄 FC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평소엔 웨이트트레이닝, 겨울엔 스키를 즐겼는데 계절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라 바로 가입해 공을 차게 됐다.” 그는 청년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당연히 당뇨병도 없다. 김 대표의 첫째 아들은 스키광이고 둘째 아들은 고려대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역시 당뇨병을 염려한 김 대표가 운동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운동으로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있다. 2016년 10월부터 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 회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다. 각종 대회를 열고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스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키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무료 강습도 하고 있다. 매주 둘째 주 토요일에는 서울 금천구에서 열리는 ‘금천 한가족 걷기’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사회자로 나서 바른 자세로 걷기에 대한 정보를 주며 대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운동으로 몸이 건강해지니 가능한 일이다. 이젠 마냥 오래 사는 게 중요하지 않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생활습관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김 대표의 사례에서 보듯 운동은 병을 예방해 준다. 요즘은 의사들도 병 치료를 위해 약보다는 운동을 권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치료하기 전에 예방하는 게 좋다. 운동의 생활화는 무병장수의 길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당뇨#유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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