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번 이상 화장실 들락날락… 1L 물 자주 나눠 마셔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9일 03시 00분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과민성 방광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변이 마려운 사람들이 있다. 과민성 방광 환자다. 과민성 방광이 있으면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나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는 야간뇨,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을 보이기도 한다.

하루 10회 이상 빈뇨를 보이고 1시간에도 수차례 소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을 찾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심한 경우 화장실을 가다가 소변을 싸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밤에 자다가 소변이 마려운 요의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멀리 여행을 가거나 낯선 곳을 방문하는 것이 두렵다. 원활한 직장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과민성 방광은 20세 이상 성인 인구 10명 가운데 대략 1.6명에게서 나타난다. 65세 이상 10명 가운데 3명이 과민성 방광 증상을 보인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노화와 관련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고 여성에게서 더 많이 관찰된다. 치매와 파킨슨·척수손상 등 신경학적 원인도 과민성 방광을 일으킨다. 남성은 전립선(전립샘) 비대증과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과민성 방광이 있으면 하루 1L 정도를 소량으로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먹으면 좋다는 내용이 방송 등에서 많이 나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요로 결석, 요로감염,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게 좋다.

과민성 방광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조금씩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된다. 케겔운동으로 골반저근육을 단련하면 방광도 건강해진다. 여기에 배뇨일지를 적으면서 자신의 배뇨 패턴을 확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약물 치료법도 있다. 약물 치료는 수개월 이상 지속한다. 경과에 따라 증량하기도 하고 부작용 유무에 따라 변경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하면 방광 내 보톡스 주입술을 하기도 한다.

방광 내 보톡스 주입술은 국소마취로 10∼15분가량 시행한다. 시술 후 소변 보기가 힘든 요폐가 발생하거나 요로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아람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민성방광을 방치하면 요로 감염의 위험도 높아진다”며 “심하면 신장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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