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어디에 뒀지?’ 자꾸 깜빡하는 나, 혹시 경도인지장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8일 03시 00분


건망증 심하면 인지장애 의심을
은행잎 추출물로 혈액순환 개선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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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앞에서 출입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멍하게 서 있거나, 1초 전에 봤던 인증번호 5자리가 생각나지 않아 휴대전화를 다시 찾아보거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는데 용건을 잊어 민망했던 경험 등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단순한 건망증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이 오랜 시간 지속되거나 반복된다고 느낀다면 뇌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뇌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이고 널리 알려진 질환은 ‘치매’다. 치매에 걸리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인지, 기억 능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심해지면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기능상의 이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기도 한다.

뇌의 신경세포가 쇠퇴하면서 생기는 질병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치매에 걸리게 되면 기억력이 감퇴될 뿐만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 장애가 동반되면서 지적인 기능이 지속적으로 감퇴하게 된다.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이 치매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흔히 알려져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으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그 질환이 개인 건강 문제를 넘어 가족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생활이 불가능한 증상을 보일 경우 가족 중 누군가는 생계 활동을 하는 대신 치매 환자를 돌보거나 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근원적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가정 전체의 삶 자체가 어려워져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발전 가능성 높아


다행히 노인성 치매는 갑자기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치매 이전 쉽게 찾아오는 뇌기능 질환은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주관적 인지장애는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신경심리검사를 해보면 인지기능에 이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65세가 넘은 경우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은 약 10∼20%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20%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기도 하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또 호전되는 사람도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유무에 따라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비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주관적 인지장애는 인지능력 검사 등에서는 정상 수준의 뇌기능을 보이나, 증상을 보이는 개인은 기억력이 떨어졌다거나 깜빡깜빡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의학적 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더라도, 개개인이 인지 능력의 미묘한 변화를 인지해 나타내는 증상으로, 초기에 증상을 발견해 최악의 단계로 발병을 막는 ‘골든 타임’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관적 인지장애 또한 객관적인 인지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주관적 인지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2배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기능 개선제 복용으로 치매 예방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기능 개선제 복용 등을 통해 혈관 위험 인자를 조절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관리하는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신경과 윤보라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 등 치매의 치료제들은 증상을 완화하거나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느껴질 때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인지 기능을 평가받고 뇌질환 여부를 정확히 진단받아서 초기부터 예방 및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뇌기능 개선제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아세틸콜린(콜린알포세레이트)이다. 아세틸콜린 전달 촉진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세포 사이 신경 전달 물질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치매와 경도인지 장애 등 뇌 관련 질환에 쓰이는 전문 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구역, 위염, 위질환 등의 소화기 부작용과 졸음, 불면, 신경질,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큰 부작용이 없어 일반 영양제로도 복용되고 있는 혈액순환제도 뇌기능 개선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뇌기능 개선 관련 혈액순환 개선제로 흔히 쓰이는 성분은 은행잎추출물이다.

은행잎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보호 효과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작용한다.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 혈액 점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원활하게 하는 기전이다. 항산화 작용은 뇌 세포 및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흐름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뇌 혈관에 흐르는 혈액량을 늘려줘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을 제공할 수 있어 뇌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어 인지기능 장애의 개선을 위해 쓰이고 있다.

은행잎추출물로 만든 혈액순환개선제는 SK케미칼의 기넥신, 유유제약의 타나민을 포함해 총 40여 개가 있다. 가장 많이 판매, 처방되고 있는 제품은 기넥신으로, 30여 년간 사용되며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받아 왔다. 최근 제조사인 SK케미칼은 하루 한 번 뇌기능 개선에 필요한 성분을 복용할 수 있는 기넥신 240mg 고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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