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 알고 하면 더 좋아…운동 효과 높이려면 이렇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8일 11시 20분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 전과 후의 스트레칭이 달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운동 전에는 워밍업을 충분히 할 것을 권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 전과 후의 스트레칭이 달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운동 전에는 워밍업을 충분히 할 것을 권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스트레칭의 운동 효과는 여러 차례 증명됐다. 스포츠 활동을 하기 좋은 몸 상태로 만들어주거나 운동으로 뭉친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면 유연성과 신체활동 능력이 개선된다. 혈액 순환도 좋아져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한다. 근육통이 줄어들고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시간은 짧아진다. 요통과 두통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스트레칭은 고령의 나이에도 가능한 운동으로 여겨진다.

다만 스트레칭을 제대로 알고 시행하는 이는 많지 않다. 물론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허술하더라도 스트레칭을 하는 게 건강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방법을 물었다. 왕 교수는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꽤 이름이 높다.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팀닥터를 맡은 데 이어 올해 열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축구대표팀 팀닥터를 맡았다.

● 운동 전후 스트레칭 달라야
스트레칭은 크게 동적(動的) 스트레칭과 정적(靜的)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말 그대로 동적 스트레칭은 움직이면서 하는 것이고, 정적 스트레칭은 움직임이 없는 스트레칭이다.

똑같은 자세라도 운동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스트레칭이 된다. 상체를 굽혀 발가락에 손을 대는 자세를 한다고 치자. 동적 스트레칭이라면 이때 반동을 이용해 상체를 굽혀 발가락에 손을 터치한다. 반면 정적 스트레칭이라면 굽힌 자세를 20초 이상 유지한다. 얼핏 보기에는 두 동작이 같지만 목적과 효과는 다르다.

동적 스트레칭은 잠들어 있는 근육을 ‘깨우기’ 위해서 한다. 운동하기 전에 동적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을 자극하고 체온을 높인다. 근육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들도 제거해줘 이후 운동할 때 근육의 효율이 높아진다. 왕 교수는 “운동 전에 동적 스트레칭을 10분간 시행했을 때 공 던지기 거리나 점프 높이가 좋아지고 근육 활동도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목적이다. 운동하는 과정에서 ‘흥분한’ 근육을 달랜다. 과도하게 운동하다가 갑자기 끝내버리면 근육 회복이 늦어지거나 심박수가 정상으로 떨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런 몸 상태를 정상 상태로 돌려놓으려면 차분한 정적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으로 운동 전에는 동적 스트레칭을 하거나 두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게 좋다. 또 운동 후에는 정적 스트레칭이 더 낫다.

● 운동 전에는 워밍업-스트레칭 순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 전과 후의 스트레칭이 달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운동 전에는 워밍업을 충분히 할 것을 권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 전과 후의 스트레칭이 달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운동 전에는 워밍업을 충분히 할 것을 권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왕 교수는 운동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하나 더 있다고 했다. 바로 ‘워밍업’이다. 왕 교수는 “사실 스트레칭보다 이 워밍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하기 좋은 상태로 몸을 만드는 것으로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방법은 다르다. 걷기나 달리기, 등산의 경우에는 사전에 1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몸을 풀어주면 된다.

왕 교수는 “워밍업을 한 후 동적 스트레칭을 하면 최적의 준비운동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만약 시속 6㎞로 1시간 걷기를 했다면 대체로 15분 정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먼저 10분 정도는 절반 속도인 시속 3㎞로 걸으면서 워밍업을 한다. 이어 5분 정도 동적 스트레칭을 하면 된다.

골프의 경우도 티샷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부터 하는데, 왕 교수는 이때도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트레칭하기 전에 제자리 뛰기나 팔 벌려 높이 뛰기 같은 워밍업을 5분 정도만 하면 비거리가 늘어나는 식의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하기 전에 오랫동안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면 효과는 더 좋아질까. 왕 교수는 “그렇지 않다”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전 준비운동이 30분을 초과하면 운동 효과는 떨어진다”고 했다.

● 운동 후-일상생활 때는 정적 스트레칭을
정적 스트레칭은 가급적 운동 후에 하는 게 좋다. 물론 운동하기 전에 정적 스트레칭을 해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다만 효과 측면에서 단점이 나타난다. 왕 교수에 따르면 정적 스트레칭을 할 때 회당 30초씩 3회(총 90초) 이상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면 근력이나 점프력, 달리는 속도 등에서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다만 운동을 끝낸 후에는 90초 이상 동일한 자세를 유지해도 상관이 없다. 근육 이완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또 운동 후 스트레칭은 운동 전 스트레칭보다 대체로 짧게 한다. 운동 전 워밍업과 스트레칭 시간의 절반 정도가 좋다. 가령 사전에 10분 동안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했다면 운동을 끝낸 후에는 5분 정도면 적당하다.

아침에 일어난 후 스트레칭을 하고 싶다면 정적 스트레칭이 좋다. 정적 스트레칭이 긴장된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가동 범위를 늘리기 때문이다. 10분 정도만 해도 밤새 굳은 근육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걷기 스트레칭


스트레칭도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진다. 걷기, 달리기, 등산 등을 할 때는 종아리와 허벅지 스트레칭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그래야 무릎과 발목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의 두 동작은 반드시 하자. 동적 스트레칭을 할 때는 몸에 반동을 주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①종아리 스트레칭=양손을 무릎에 대고 다리를 앞뒤로 벌린다. 앞쪽 다리를 구부린다. 이때 뒤쪽 다리가 완전히 펴지도록 체중을 앞으로 이동시킨다. 20초 동안 눌러준다. 이어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②넙다리 네갈래근 스트레칭=넙다리 네갈래근(대퇴사두근)은 허벅지 앞쪽 근육으로 무릎 관절의 움직임에 관여한다. 선 상태에서 한 발을 뒤로 하고 반대편 손으로 발등을 잡는다. 이어 엉덩이 쪽으로 잡아당긴다. 나머지 한 팔은 앞으로 쭉 뻗는다. 20초 동안 유지한 뒤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만약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뻗는 팔은 벽에 대고 해도 좋다.

골프 스트레칭

골프를 할 때는 허리, 무릎, 어깨 모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여러 스트레칭이 있지만 다음 세 가지 동작은 꼭 해 보자.

③종아리 스트레칭=골프 클럽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한다. 양손을 골프 클럽에 대고 다리를 앞뒤로 벌린 뒤 앞쪽 다리를 구부린다. 이때 뒤쪽 다리가 완전히 펴지도록 체중을 앞으로 이동시킨다. 20초 동안 눌러준 뒤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④어깨 수평 스트레칭=왼팔은 가슴을 지나쳐 오른쪽으로 쭉 뻗는다. 오른팔로 왼팔을 감싸 안은 뒤 가슴 쪽으로 20초 당긴다. 이때 시선은 뻗은 팔의 반대 방향인 왼쪽을 향한다. 다음에는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⑤몸통 비틀기=어깨 너비로 선다. 하체를 고정한 채로 상체를 왼쪽으로 튼다. 몸통을 최대한 돌린다. 20초 동안 반동을 주면서 유지한다. 이어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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