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갑상샘암
초음파 검사로 암 진단율 높아져
과잉 진단 우려 있지만 꼭 필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견
진행 느리고 예후 좋은 편이지만, 암 성격따라 달라 맞춤 치료해야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www.donga.com)에 문을 연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세 번째는 갑상샘암(갑상선암)이다.》
갑상샘암(갑상선암) 명의들은 자신이 갑상샘암에 걸리면 어떤 의사를 찾아갈까. 동아일보는 최근 국내 갑상샘암 명의 52명에게 본인이나 가족이 갑상샘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들을 추천받았다. 이들이 추천한 명의는 총 275명. 이들 중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원배 교수와 강남세브란병원 장항석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가 공동 1위를 했다. 이번엔 김 교수를 찾아갔다.
김 교수는 갑상샘암의 표준화된 치료 지침이 없던 2006년 대한내분비학회의 갑상샘 결절(혹)과 암 치료 권고안을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이 다양한 유전적 원인으로 생기며 이는 치료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현재 제10대 아시아-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여성의 갑상생암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이유가 뭔가.
“보통 갑상샘암 발병률을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3∼5배 많다. 여자가 많은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많다. 다만 암이 생기면 항암면역반응이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데, 여성이 아무래도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몸에서 다른 조직이 들어왔을 때 면역반응을 약간 무디게 하는 ‘면역관용’이 있다. 암도 결국은 다른 조직인 만큼 그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갑상샘암이 증가한 것이 초음파 검사를 많이 해서 그런건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작은 갑상샘암은 굉장히 흔하다. 성인의 5%가 가지고 있을 정도다. 초음파 검사를 하면 아주 작은 암도 발견돼 과잉 진단의 우려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갑상샘암이 어느 정도 꽤 큰 경우에도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초음파는 갑상샘암 조기진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도구다. 이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미리 하지 말라고 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예전과 현재 갑상샘암 치료의 차이가 있다면….
“2006년 갑상샘암 결절 및 암 진료 권고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현재는 그 가이드라인대로 하면 갑상샘암의 진단과 치료가 너무 많아진다. 요즘은 작은 암들은 치료하지 않고 두고 본다든지 수술 범위도 가능하면 작게 하든지 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도 가능하면 좀 줄이는 쪽으로 진행한다. 그렇게 해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갑상샘암 진료를 보는 과가 많아 헷갈린다.
“갑상샘암은 결절로 나타나기 때문에 결절 진단에서부터 암으로 진단되었을 때 △수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어떤 수술을 할 것인지 △수술 뒤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할 것인지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통상 내과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평생 자기 관리를 받고 싶은 경우엔 내과에서 보는 게 좋다. 갑상샘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을 하는 경우엔 외과나 이비인후과에서 하게 된다.”
―갑상샘 호르몬약을 복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갑상샘 호르몬은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보통 빈 속에 복용한다. 음식을 최소한 30분이나 1시간 있다가 먹야야지 바로 음식을 먹으면 약의 흡수가 덜 된다. 다른 약물도 마찬가지다. 특히 철분이나 칼슘이 포함된 제재들은 갑상선 호르몬 흡수를 방해할 수가 있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된다. 이 외에도 여성호르몬제제, 신경과나 정신과에 사용되는 약물, 그리고 일부 결핵치료제 등도 갑상샘 호르몬의 혈중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복용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환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갑상샘암은 ‘거북이 암’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진행이 느리다. 그렇지만 갑상샘암은 여러 가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미분화암 같은 경우엔 진행이 빠르고 예후도 좋지 않다. 어떤 단계의 암인가에 따라 치료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이 암 때문에 내가 죽지 않을까’ 하는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수술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그 뒤에 적절한 치료가 되면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예후가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알려주는 갑상샘암(갑상선암) 오해와 진실
미역을 많이 먹으면 갑상샘 호르몬 영향이 줄어든다.
NO 하시모토 갑상샘염 같은 기저질환엔 미역을 많이 먹으면 요오드 섭취가 많아져 갑상샘기능저하증을 유발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미역을 많이 먹더라도 갑상샘 기능에 큰 영향이 없다.
방사능에 자주 노출되면 갑상샘암에 잘 걸린다.
YES 갑상샘암 발생에 방사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원자폭탄 피폭자들에게서 갑상샘암이 많이 생겼다. 소아일 때 방사선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갑상샘암이 잘 생긴다. 특히 소아는 두경부암이나 혈액암 치료를 위해 두경부 또는 갑상샘에 방사선 조사를 하는 경우 갑상샘암이 많아지는 걸로 알려져 있다.
갑상샘 호르몬 질환이 있으면 갑상샘암에 잘 걸린다.
NO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이 있는 경우 환자들이 병원에 가게 되는데 이때 여러 가지 검사를 많이 한다. 그런 과정에서 갑상샘암 진단이 더 잘되는 것이지, 갑상샘 호르몬 질환이 있다고 암에 더 많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갑상샘암은 유전이다.
NO 갑상샘암이 가족성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5%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은 가족력과 상관이 없다.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도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가족성으로 생겨도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암이 아니다.
갑상샘암 환자들이 더 오래 산다.
NO 갑상샘암은 통상 일찍 발견되기 때문에 국내 5년 생존율이 98%로 높다. 하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5년 생존율이 각각 92%, 87%로 우리보다 낮다. 그래서 갑상샘암이 없는 사람과 비교하면 사망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통계적으로 이미 밝혀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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