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24)는 최근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화끈한 성적을 거두며 2년 연속 ‘골프 여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수은주가 치솟은 6월 중순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개 대회에서 우승 2회를 포함해 모두 톱10에 들었다. 17일 현재 상금 랭킹 1위(약 6억5000만 원)다.
박민지의 고공비행은 무더위에도 컨디션을 지킨 덕분이다. 그는 ‘물’을 강조했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요. 대회장마다 냉수가 비치된 홀들이 있어 수시로 목을 축여요.” 18홀 플레이에 500mL 4병 정도를 마셨던 박민지는 여름을 맞아 2병을 추가했다고 한다. 4, 5시간이 소요되는 한 라운드를 돌며 3L 가까운 물을 들이켜는 셈이다.
적절한 수분 공급은 누구에게나 웰빙의 중요한 요소다. 물은 인체의 70%를 차지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무기력증, 어지럼증을 겪거나 쓰러지기도 한다. 체온 조절이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혹서기 더위로 인해 발생되는 노인 관련 문제 가운데 많은 원인으로 탈수가 꼽힌다. 탈수는 심뇌혈관 등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은 노인들에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 치명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노년내과)는 “야외 활동을 할 때 물병을 늘 들고 다니면서 15∼20분마다 한 컵 정도 마시는 게 적당하다”며 “이온 음료는 전해질이 적고 당분을 많이 섭취하게 돼 주의해야 하고, 알코올이나 카페인은 이뇨 작용 등이 있어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루 2∼3L 수분을 섭취해야 좋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몰아서 마시는 건 금물. 적어도 7∼10컵 정도의 물을 적당한 간격으로 섭취해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목이 마르면 이미 늦다는 얘기가 있다. 몸에서 수분이 2%만 부족해도 신경조직이 둔해지고 근육은 경직된다. 입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일, 샐러드 등 수분이 많은 음식도 탈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21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박민지는 티샷 전에 물을 마시는 루틴을 갖고 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첫 샷을 하기에 앞서 일정한 간격의 여유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뇌 조직의 85%가 물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뇌의 에너지 생성이 감소하며 불안, 우울증, 기분장애와 관련이 있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래서 물을 마시면 긴장이 완화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이 보약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적절하게 마셔야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마크 트웨인도 그랬다. ‘적당히 마시는 물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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