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치료 강화한 미래관… 환자-질환 중심 시스템 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03시 00분


고려대 구로병원, 미래관 내달 개관
특성화센터 확장하고 통합 진료
모든 진료에 다학제진료 접목
지역의료기관과 협력체계 강화

고려대 구로병원 전경.
고려대 구로병원 전경.
1970년대 후반 고려대 구로병원은 독일 차관을 받아 건립됐다. 당시 독일은 건축자금을 빌려주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을 만들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구로 지역은 공장이 밀집해 있었고 의료 여건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했다. 이에 고려대는 1983년 서울에서 가장 낙후돼 의료 불모지나 다름없던 지금의 자리에 고려대 구로병원을 설립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미래관이 8월 초 개관을 앞두고 있다. 병원은 중증질환 진료 시스템을 강화하고 환자중심·질환중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마스터플랜을 계획해 왔다.

미래관에는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병리과와 건강증진센터가 확장·이전된다. 미래관의 외래 공간은 기존보다 약 1.5배 넓고 건물이 도로와 인접해있어 환자의 병원 접근성과 편의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영상의학과, 스포츠의학센터, 수술 전 검사센터 등 각종 진료지원 시설을 확장해 배치함으로써 쾌적한 환경 조성과 환자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해 환자 중심 의료를 실천할 계획이다.

미래관은 공급자 중심의 진료가 아닌 ‘환자 중심’, 진료과 중심이 아닌 ‘질환 중심’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미래관으로 10개 임상과를 확장 이전하는 것과 동시에 본관과 신관에는 중증질환 치료 핵심 시설을 집중 배치해서 중증환자 진료 시스템을 강화한다.

앞으로 의료계는 협진 진료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다학제가 모든 진료에 접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고려대 구로병원은 미래관으로 외래를 이전하면서 기존 건물에 확보된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다. 중증환자 비율이 높은 진료과 또는 특성화센터를 기존보다 2배 가량 넓은 공간에 확장 재배치하고 통합진료를 바탕으로 센터 중심 의료서비스의 기반을 다진다. 일례로 현재 신관 지하 1층과 3층에 분리돼 있던 암 병원을 신관 3층으로 통합 재배치하고 다학제 진료실을 확대해 다학제 협진과 암 질환 통합치료를 강화한다. 심혈관 센터는 공간을 지금보다 2배 이상 확장하고 심혈관계 중환자실을 신설해 심혈관계 중증환자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초음파실, 인터벤션룸 등 관련 검사실을 통합 배치해 환자 편의와 이동 동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환자가 증상과 질환에 따른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질환중심 진료시스템도 확충한다. 병원은 2015년 신경과와 신경외과를 한 공간에 배치한 뇌신경센터를 개설했다. 뇌신경질환 환자 치료에 통합진료 개념을 도입하고 긍정적인 치료 성과를 도출해 왔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근골격 센터를 구축,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된 진료과인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을 한 공간에 배치해 환자가 관련 질환으로 내원했을 때 병원 이곳저곳을 찾아다니지 않고도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각종 인프라 확대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이자 중증환자 최종 치료기관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분만 전용 수술실이 별도로 신설돼 고위험 산모의 보다 안전한 출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신생아중환자실과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 공간을 늘리고 격리실을 확충함으로써 집중관리와 감염관리 기능을 강화한다. 중증외상최종치료센터도 시설과 인프라 확대를 통해 중증외상환자 치료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로서의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증특화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시스템의 변화도 중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진료체계를 강화하고 회송 시스템을 개선해 경증 의료전달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대형병원의 외래환자 집중을 완화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관 준공과 본관, 신관 재배치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되면 마스터플랜 2단계인 누리관도 내년 착공에 나선다. 누리관까지 완공되면 권역응급의료센터, 중환자실이 확장되고 각종 특성화센터 구축이 가능해짐에 따라 중증의료 인프라의 효과적 배치를 통해 중증응급외상환자, 중증급성기환자의 치료를 위한 국내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증특화병원 도약 발판 마련”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장

고려대 구로병원의 정희진 병원장은 “미래관 개관은 고려대 구로병원이 지역을 넘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내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역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관 개관을 앞두고 정 병원장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최근 병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어떤가.

“고려대 구로병원은 개원 당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국내 최고의 의료진들을 영입해 주목을 끌었다. 구로공단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환자들을 치료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이라는 설립이념과 시대적 소명을 실천해 왔다. 세계 최초로 열 손가락 절단 수술을 성공하고 국내 최초 싱글포트 흉강경 폐암 수술을 성공했다. 복부접근 로봇 단일공 흉선 절제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것도 고려대 구로병원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중증환자 비율이 61% 이상 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한 고려대 구로병원은 외상전문의 육성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정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 저출산 시대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곧 미래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고.


“고려대 구로병원은 중증질환 진료 시스템을 강화하고 환자중심·질환중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계획해 왔다. 마스터플랜은 단순히 공간 확충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개편해 병원의 강점인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중증특화병원으로 도약하는 데 의의가 있다. 중증환자 치료는 고난도의 기술과 수준 높은 의료역량이 필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이런 병원의 강점을 강화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마스터플랜은 2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첫 단추가 바로 미래관이다. 미래관은 연면적 2만8390m²(약 8557평)에 지상 7층, 지하 6층으로 이뤄져 있다. 건물에는 외래진료실과 검사실, 건강검진센터, 교수연구실 등이 들어선다. 기존 본관과 신관의 진료과 중 상대적으로 경증 환자가 많은 진료과를 미래관으로 이전하고 본관과 신관에는 중증질환 전문 치료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관 개요
규모: 지하 6층, 지상 7층(연면적: 2만8390m²) 건강증진센터, 10개 외래(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병리과)
#헬스동아#건강#의학#고려대#구로병원#미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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