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에이즈-에볼라 등 대응 지휘
과학 경시하는 트럼프에 맞서기도
바이든 “덕분에 미국 더 건강해져”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사진)이 12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은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12월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차세대 과학 지도자를 돕고 그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미국이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20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을 경시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유명해졌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약을 쓰자고 주장하거나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할 때마다 정면으로 비판했다.
1940년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난 그는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후 1968년 NIAID가 속한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발탁된 뒤 현재까지 38년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각종 전염병 대응을 지휘했다.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를 통해 2100만 명을 구한 공로로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서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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