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김가진 손자… 광복군 활약
김구 등이 총애 ‘임정 소년’으로 불려
임정 위상 바로 세우는데 일생 바쳐
‘영원한 임정(대한민국임시정부) 소년’이라 불린 임정 역사의 산증인인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사진)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8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강점기 최대 항일 비밀결사단체인 ‘대동단(大同團)’ 총재였던 동농 김가진 선생(1846∼1922)의 손자다. 임정 외교위원을 지낸 부친 김의한 선생(1900∼1964), 독립운동가인 어머니 정정화 여사(1900∼1991)와 함께 자신도 광복군으로 활동했다. 김구와 조소앙, 이동녕, 이시영 등 많은 독립지사들의 총애를 받아 ‘임정 소년’이란 애칭이 붙었다. 고인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고국으로 돌아와 보성중학교를 졸업했고,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입대해 주한미군 통역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를 지냈다.
고인은 임정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데 일생을 바쳤다. 2004년 사단법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 왔다. 2006년 임정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임정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해 16년 만인 올해 3월 1일 서울 서대문구에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설립했다. 이 공로로 올해 103주년을 맞은 3·1절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김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유해를 한자리에 모아 죽어서라도 3대가 함께 있고 싶다”는 소원을 오랜 기간 품어 왔지만 이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김의한 선생은 6·25전쟁 때 납북돼 평양 재북인사 묘역에 잠들어 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김가진 선생의 유해는 고인이 고국으로 모시려 애썼으나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회고록 ‘임시정부의 품 안에서’(2014년),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2018년)을 출간했다. ‘임창순상’(2015년)과 ‘우당상’(2020년)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숙정 씨, 아들 준현 비상인베스트 대표이사, 딸 진현 씨 선현 오토그룹 회장 미현 오토인더스트리 이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7시 반.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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