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뒤집힘 쉽게 확인하는 케이스”…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4일 03시 00분


제43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영예의 수상자들

《콘택트렌즈 안팎의 뒤집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케이스와 물 맺힘 걱정을 없애 청결도를 높인 정수기 코크가 올해 가장 우수한 학생 발명 아이디어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43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수상작이 13일 발표됐다. 전국 17개 시도 1만3880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번 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에 이호선 군(충북과학고 1학년)이, 국무총리상에 문재인 군(경남 유어초 3학년)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중앙과학관에서 5일까지 전시되고 12월부터는 시도 교육과학연구원 순회전시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국립중앙과학관과 동아일보사, 에치와이(구 한국야쿠르트)가 매년 개최해 왔다.》

“콘택트렌즈 뒤집힘 쉽게 확인하는 케이스”


대통령상 충북과학고 이호선 군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호선 군이 뒤집힘 걱정 없는 콘택트렌즈 케이스를 들어 보였다. 세종=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호선 군이 뒤집힘 걱정 없는 콘택트렌즈 케이스를 들어 보였다. 세종=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콘택트렌즈를 뒤집어 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어떨 땐 눈에서 렌즈가 튀어 나가기도 하죠. 하지만 육안으로는 렌즈가 뒤집혔는지 구분하기 힘들어요.”

제43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호선 군(충북과학고 1학년)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에 참석해 렌즈 안팎의 뒤집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케이스를 개발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군이 자체 조사한 결과 한 반에서 안경을 쓰는 사람은 절반이 넘고, 안경 착용의 불편함으로 콘택트렌즈를 끼는 학생도 많았다. 하지만 제대로 착용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이 군은 인터넷에 렌즈 상태를 구별하는 법을 검색했다. 하지만 손으로 만져 보거나 눈으로 유심히 살펴보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렌즈 세척 영상을 보다가 렌즈의 가장자리 테두리 부분이 빛나는 것을 발견했다. ‘유레카’를 외친 순간이었다.

이 군은 “뒤집힌 렌즈와 정상 렌즈는 테두리 부분 모양이 달랐다”며 “빛을 비추면 정상 렌즈는 테두리가 초승달 모양으로 빛났고, 뒤집힌 렌즈 테두리는 빛나지 않았다”고 했다. 2차원(2D) 광학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정상 렌즈는 테두리에서 들어간 빛이 내부 전반사를 거쳐 반대편 테두리로 빠져나갔지만 뒤집힌 렌즈는 그런 빛을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군은 빛의 각도를 1∼90도까지 15도 간격으로 변화시키며 렌즈 테두리를 관찰했다. 그 결과 45도일 때 초승달 모양으로 가장 크게 빛나는 사실이 확인됐다. 렌즈의 상태를 구분할 수 있는 최적의 빛 각도를 도출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빛을 내는 렌즈 케이스를 제작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렌즈 케이스 중 투명 재질의 케이스를 구입해 발광다이오드(LED) 3개를 부착했다. 이 군은 “빛의 굴절을 이용해 렌즈를 만지지 않고도 뒤집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렌즈 케이스”라며 “세균 번식 같은 위생 문제를 해결하고, 렌즈 파손율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수구에 물방울 맺히지 않는 정수기 개발”


국무총리상 유어초 문재인 군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문재인 군이 ABC 클린코크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세종=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문재인 군이 ABC 클린코크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세종=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정수기 코크(출수구) 끝에 매달린 물방울에서 미생물이 번식하고 물때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관찰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제43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문재인 군(경남 유어초 3학년)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에 참석해 물 맺힘 걱정 없는 ‘ABC 클린코크 정수기’를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문 군은 “무심코 물을 마시다 정수기 끝에 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는 정수기의 코크를 조사해 보니 거의 모든 코크에 물 맺힘 현상이 있었다. 과학적 원리를 조사해 봤다. 한쪽이 막혀 있는 작은 관인 정수기 코크에 물방울이 맺히는 이유는 ‘대기압’이 작용하기 때문이고 여기에 물분자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인 ‘표면장력’이 더해져 물방울이 오랫동안 코크 끝에 머무른다.

코크 끝에 물이 고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 군은 서로 다른 세 가지 과학적 원리를 동원했다. 구멍을 뚫어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다공형(A형)과 탄성력을 이용해 코크를 타격해 물을 떨어뜨리는 펀치형(B형), 세로 방향으로 공기가 순환하도록 한 굴뚝형(C형) 등을 고안했다.

검증 실험도 진행했다. 개발한 코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세균 배양 실험을 통해 실제 위생이 개선되는지 살폈다. 이도현 유어초 교사는 “ABC 코크에서는 세균이 일반 코크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쳐 청결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문 군은 “정수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코크만 교환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며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문 군은 “앞으로도 일상생활과 접목해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도 참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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