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유럽을 강타한 영화 사조 ‘누벨바그(새로운 물결)’를 이끌며 세계 영화계 판도를 뒤바꾼 장뤼크 고다르 감독(사진)이 1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의 상징인 고다르 감독이 13일 타계했다”며 “그는 기존 영화의 문법을 거부하고 지평을 넓혀 세계의 수많은 감독에게 영감을 줬다”고 보도했다.
파리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소르본대 인류학과를 중퇴한 고다르 감독은 독학으로 영화를 공부했다. 고다르 감독의 데뷔 작품인 ‘네 멋대로 해라’(1960년)는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1932∼1984)의 영화 ‘400번의 구타’와 함께 “누벨바그의 신호탄”이라 불리는 기념비적인 걸작이다. ‘네 멋대로 해라’는 현장에서 쓴 ‘쪽대본’으로 진행되는 줄거리와 비논리적으로 흐르는 등장인물의 행동, 장면과 장면을 급전환하는 점프 컷 등 파격적인 연출로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극찬을 받았다.
고인은 ‘여자는 여자다’(1961년), ‘비브르 사 비’(1962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등 센세이션을 일으킨 수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공상과학(SF) 영화 ‘알파빌’(1965년)은 제15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0년대 말 고다르 감독은 전통적인 극영화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 혹은 에세이풍의 영화를 선보였고, 1970년대엔 당시로선 새로운 매체인 비디오를 이용해 작업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우상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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