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영 씨, 가게서 흉기에 찔려 사망
동료 상인-이웃들 촛불 추모제 열어
“우리 모두를 걱정해 싸워… 그리울것”
딸 개설한 장례비용 모금 사이트… 목표 5만 달러의 2배 수준 모여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에서 20년간 가발가게를 운영해 온 한인 업주 이두영 씨(윗쪽 사진 오른쪽)와
딸 채린 씨. 이 씨는 1일 가게에 든 2인조 10대 강도와 맞서 싸우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7일 자바시장에서 이 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아랫쪽 사진). 고펀드미 홈페이지 캡처·ABC7 방송 영상 캡처
“그는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어요. 그의 희생을 평생 기억할 겁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의 한 가발가게 앞에 촛불을 든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들었다. 가게 앞에는 2인조 강도에 맞서 싸우다 살해당한 한인 업주 이두영(미국명 토미 리·56) 씨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9일 로스앤젤레스 지역방송 ABC7 등에 따르면 자바시장에서 20년가량 가발가게를 운영해 온 이 씨는 1일 자신의 가게에서 가발을 훔친 17세 남녀 강도 2명을 막아 세우려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동료 상인과 이웃들은 이 씨에게 전부나 다름없었던 가게 앞에 모여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모임에 참석한 상인 위즈먼 캉가바리 씨는 “나는 이 씨에게 ‘누군가 물건을 훔치려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항상 말했다. 그러면 이 씨는 ‘아니다. 만약 그들이 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도 무사하다면 다음엔 다른 가게에서도 계속 훔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토미가 우리를 위해 한 일을 보지 않았나. 우리는 강인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알레한드라 무로디아스 씨는 “이 씨의 미소와 마음, 용기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유일한 유족인 딸 채린 씨는 장례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치 5만 달러를 넘겨 약 8만9000달러가 모였다. 채린 씨는 모금 페이지에 이런 추모 글을 남겼다.
‘아버지는 지난해에도 가게에 든 강도와 맞서 싸우다 다친 적이 있다. 내가 위험하다고 매번 말려도 아버지는 (강도를) 방관하지 않았다. (사건 후) 아버지 가게를 찾아온 이웃들은 아버지가 다른 범죄 피해가 늘어날까 봐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다면서 울었다.’
이 씨를 살해한 2인조 강도는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 검찰은 5일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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