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가 평소보다 고독한 시간을 오래 가지면 이후 사교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독으로 재충전하는 과정에서 사교활동의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연구는 노인의 사회적 상호작용만큼 혼자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민샤 루오 연구팀이 스위스 독일어권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1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3주 동안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대면, 전화, 화상 채팅 등 5분 이상 지속한 대화 시간을 기록했다. 수면 등 나머지 시간은 고독한 시간으로 간주됐다. 이와 함께 삶의 만족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고독한 시간이 평소보다 길면 사교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찬가지로 사교활동이 평소보다 길면 이후에 혼자 있는 시간도 길어졌다. 이는 사교활동을 가진 뒤에 재충전할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영국심리학회(the british psychological society, BPS)에 따르면 고독은 고령자에게 육체·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고독한 노인은 치매, 심장병, 고혈압, 뇌졸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연구들이다. 하지만 고독은 에너지를 회복시키면서 다시 사교하고 싶게끔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 상호작용만큼 중요하다.
물론 고독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고독한 시간이 길어지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그럼에도 이번 연구가 고령자에게 사회적 상호작용만큼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고독은 에너지 회복을 지원하는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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