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급격하게 늘어난 외부 미팅으로 외근이 잦아진 박모 과장(45).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옷깃을 한껏 여며보지만 옷 사이로 파고드는 찬바람 탓에 어깨와 목이 저절로 움츠러든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미팅 장소에서야 잔뜩 긴장했던 목을 쭉 풀어본다. 그런데 몸이 녹기 시작하려는 찰나 뒷목에 뻐근한 통증과 함께 지끈지끈한 두통이 찾아왔다. 점차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또다시 엄습하는 두통 탓에 미팅 내내 찡그린 얼굴로 발표를 진행해야 했다. 결국 퇴근하자마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은 박 과장은 의외의 진단을 받는다. 목 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인한 경추성 두통 소견을 들은 것. 이를 방치할 경우 두통 강도가 심해질 뿐만 아니라 목뼈의 변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서둘러 치료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마지막 절기인 동지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동지 한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무렵부터 강추위가 몰아치는 경우가 많으며 평균 기온도 영하 이하로 내려간다.
박 과장의 사례처럼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신체의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며 뇌로 향하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탓이다. 이를 혈관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흔히 알고 있는 신경성 두통, 편두통 등이 포함된다. 주로 관자놀이와 옆머리 부근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뒷목을 중심으로 뒤통수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했다면 경추성 두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혈액순환 문제로 발생하는 혈관성 두통과 달리 일자목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와 같은 경추(목뼈) 변형에 의해 통증이 나타난다는 차이점이 있다. 변형된 경추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긴장시키며 이는 신경 압박 및 통증의 원인이 된다.
두 질환의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뒷목과 어깨에 나타나는 뻐근한 통증이 있다. 경추성 두통의 경우 척추 신경이 압박되는 양상에 따라 어깨와 팔까지 통증 및 저림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경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기 때문에 경추성 두통 및 어깨와 주변 조직으로의 방사통 발병 위험이 높아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두통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진통제에 의지하기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목 디스크로 인한 경추성 두통의 경우 추나 요법, 약침치료와 같은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한의사가 직접 경추 주변의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 요법은 틀어진 목뼈의 배열을 바르게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약침치료를 실시하면 통증의 원인이 되는 경추 주변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약침의 치료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저널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과 기능, 삶의 질 지수 개선 측면에서 월등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 5주 후 목 통증 시각통증척도(VAS) 변화량을 살펴본 결과 약침치료군(33.1)이 물리치료군(17.3)보다 2배 가까이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겨울철 심해지기 쉬운 경추성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료와 함께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과 어깨를 똑바로 편채 목을 세우고 턱을 살짝 당겨 전방 15m 앞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자세다. 추위 탓에 자연스레 몸이 움츠러든다면 목도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목은 신체기관 중 체온조절 능력이 가장 약한 신체 부위로 목도리만 제대로 둘러도 체감 온도가 5도가량 높아진다. 체온 상승과 함께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통증 경감 효과가 있으며 목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나날이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2022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에 집중된 업무와 송년회 등으로 바빠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겨울철 약해지기 쉬운 목 건강관리에 신경 써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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