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혈 기간 늘려주는 신약 허가… ‘MDS 빈혈’ 환자 희소식[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1일 03시 00분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빈혈
환자 대부분 적혈구 수혈 필요, 장기간 받으면 철 과잉증 부작용
최근 허가받은 ‘적혈구 성숙 제제’
적혈구 생성 촉진에 도움 돼… 수혈 비의존 기간 증가 기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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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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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움, 숨참, 현기증 등의 증상으로 대표되는 빈혈. 대개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잘 쉬고 철분제로 영양소를 보충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적인 빈혈과 달리 철분제나 조혈제로도 호전되지 않다가 결국 만성적인 수혈 의존성으로 이어지는 빈혈이 있다. 바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Myelodysplastic syndromes) 빈혈이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골수의 조혈모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혈액질환 중 하나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빈혈이나 감염,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3명 중 1명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돼 수개월 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60세 이상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국내에는 약 6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게 빈혈은 피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증상이다. 성숙한 적혈구를 생산하는 과정에 결함이 생기면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의 약 89%는 빈혈을 겪는다. 피로감이나 전신 쇠약감, 운동 능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빈혈이 심해질수록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빈혈 환자는 대부분 처음에 적혈구 형성 자극제와 같은 조혈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치료제에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 결국 환자의 50∼90%는 적혈구 수혈이 필요하게 되며 대다수의 환자가 만성적인 수혈 의존성을 보이게 된다.

수혈 의존성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빈혈 환자들은 최소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수혈을 받아야 한다. 한 번 수혈 받을 때마다 다양한 수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지속적인 수혈로 인한 철 과잉증도 감수해야 한다. 장기간 과도한 철분이 쌓일 경우 심부전이나 부정맥, 간부전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불거진 헌혈 감소, 혈액 공급 부족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평생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혈액 부족은 치료 제한이나 지연으로 인한 생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만성적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빈혈 환자는 평생 수혈로 인한 병원 방문과 사후 합병증 관리, 혈액 공급에 대한 치료 불안 등 직간접적 부담과 삶의 질 저하가 동반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혈 횟수를 줄이고 수혈 받지 않는 기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 동안은 이를 위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최근 국내에 적혈구 성숙 제제라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허가되면서 수혈 의존성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빈혈 환자의 수혈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적혈구 성숙 제제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수혈 비의존 기간을 연장시킨다.

이제환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장기간 지속되고 악화되는 빈혈 증상을 겪는다”며 “일반적인 빈혈과 달리 결국 만성적인 수혈 의존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잦은 수혈로 인한 합병증이나 장기 손상 등을 감수해야 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수혈이나 보조요법 외에 다른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올해 적혈구 성숙 제제라는 치료 옵션이 새롭게 등장해 조혈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MDS 환자들의 수혈 의존성을 현저히 줄이고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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