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우려에 영유아 코로나 백신 접종 첫날 3명에 그쳐… “한국인 대상 연구 활발해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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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관련 국내 백신 연구 저조
접종 안전성 대중 신뢰도 낮아
해외에서는 임신부 4000명 분석
대규모 연구로 백신 유효성 확인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과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과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13일부터 시작된 만 6개월∼4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개시 첫날 3명 접종에 그치며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나 영유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어린이나 임신부를 대상으로 백신이 안전한지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지만 해외 학계에서는 어린이나 임신부 대상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대표적인 게 미국 컬럼버스 국립아동병원 연구팀이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소아과’에 발표한 5∼11세 아동 대상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다. 미국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5∼11세 어린이 1090만 명과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같은 연령대 어린이 26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후 입원 위험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입원율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율이 낮다는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신부의 백신 접종이 출산 이후 아이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이달 초 국제학술지 ‘영국의학회지(BMJ)’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대부분 가벼운 증세를 보였다. 2021∼2022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생후 6개월 미만 아기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백신 접종이 임신부의 임신 합병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모보건연구소(OMPHI) 연구팀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임신부 4318명을 분석한 결과 예방접종을 받았을 때 임신 합병증 및 코로나19 중증화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임상시험 참가자를 구하기 어려워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던 영유아 관련 국내 연구가 지금이라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검증한 학술적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부의 백신 접종 안정성을 확인하는 국내 대규모 연구는 1∼2건에 불과하다”며 “백신 접종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한국인 대상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국내 임신부의 백신 접종 안정성을 확인한 대규모 연구는 지난해 11월 안기훈 고려대안암병원 교수 연구팀이 의학학술지 ‘대한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1건뿐이다.

정기석 코로나19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건강이 좋지 않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접종 권고를 강조하고 싶다”며 “국내 백신접종 정책을 수립하는 전문가들은 임신부, 아동,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확인한 국내외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영유아 코로나 백신#백신 접종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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