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주변 거스러미 함부로 뜯지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6일 03시 00분


빨갛게 부어오르며 심한 통증 유발
심하면 화농성 관절염 등으로 번져

직장인 김모 씨(30)는 최근 손톱 주변 거스러미를 뜯다 손톱 주변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가벼운 상처인 줄 알았는데 ‘조갑(爪甲·손톱과 발톱)주위염(사진)’ 이었다.

조갑주위염은 손가락 끝 피부 상처를 통해 손톱 주위에 염증과 농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가락은 다양한 물건과 접촉하다 보니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잘못 방치하면 손톱 뿌리가 손상된다. 손톱 변형을 비롯해 합병증이 생긴다.

김영환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조갑주위염은 심하지 않으면 자연 치유되지만, 방치하면 농양이 생기고 손톱 뿌리 손상과 손톱 변형·소실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더욱이 주변 피부와 피하조직으로 세균 감염이 진행되면 봉와직염, 뼈로 진행되면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갑주위염의 원인은 잘못된 손톱 관리다. 손톱 옆 거스러미, 즉 손톱 위를 덮은 반투명한 피부를 습관적으로 벗겨내다가 피부에 박테리아, 세균이 침투해 감염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처럼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게도 잘 발생한다.

조갑주위염은 대부분 주변 세균이 손톱 주변 상처를 통하여 침투해 생긴다. 항상 손을 비누로 깨끗하게 씻고 완전히 말려야 하며, 상처가 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을 둥글게 깎거나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다. 거스러미가 있다면 깨끗이 소독한 손톱깎이 등으로 잘라내는 것이 좋다.

조갑주위염은 먼저 육안으로 진단한다. 염증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며, 염증의 뼈 침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X레이 등 단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주변 조직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갑주위염 치료는 초기의 경우 수주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 감염이 심하거나 농양이 크게 잡힌 경우 절개 및 고름 배출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이 잘 치료되면 일반적으로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며, 드물게 비후성반흔(붉게 도드라진 흉터)이나 켈로이드성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조갑주위염 환자 중에 종종 소염제를 복용하며 견디는 경우도 있다. 소염제는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치료 효과는 없다. 염증이 심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염증은 몸에 불이 난 것과 같아서 방치하면 주변을 다 태워 버려 위험하다”며 “특히 ‘봉와직염’은 세균에 의한 피부와 피하층 연부 조직 감염을 이르는 것이다. 세균이 혈액을 통해 퍼지면 패혈증이, 감염으로 인해 혈액 흐름이 막히면 피부 괴사가 생기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톱#거스러미#화농성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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