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 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도로 돌진한 만취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 양(10)의 발인식에 참석한 유족들의 눈에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특히 혼자 두 남매를 키운 배 양의 어머니(49)는 딸이 어릴 때부터 갖고 놀던 인형을 얼굴에 파묻고 오열했다.
추모예배를 진행한 목사는 “이 땅에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유족을 위로했다. 찬송가가 장례식장에 울려 퍼지자 어머니는 몇 마디를 따라 부르다 더 이상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배 양의 시신을 실은 관이 운구 차량으로 이동하자 마지막까지 관에서 손을 떼지 못하던 어머니는 “우리 딸 멀미 많이 해요. 천천히 움직여주세요”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배 양은 이날 화장을 마친 뒤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유골함 유리문이 닫히자 어머니는 유리문에 입을 맞추며 “엄마 다시 올게. 매일 올게. 사랑해”란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봉안식을 마친 뒤 배 양의 오빠(25)는 “가해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법정 최고형을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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