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자산관리 재단 회장 맡아
32조원 규모 ‘투자제국’ 이끌게 돼
“나는 더 정치적… 진보적 가치 확대”
내년 美 대선때 反트럼프 기부 예고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이자 미국 민주당의 최대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93)가 그동안 일군 250억 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37세 삼남 알렉산더 소로스에게 물려준다. 알렉산더는 “아버지보다 내가 더 정치적”이라며 민주당 지원 의사를 내비쳐 내년 미 대선에서 치열한 선거자금 경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알렉산더가 소로스가(家)의 자산을 관리하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회장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1일(현지 시간) 보도로 세상에 공개됐다. 소로스가 1993년 세운 자선단체인 OSF는 가족 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보유한 180억 달러(약 23조2500억 원)를 2017년에 이전받는 등 ‘소로스 제국’의 정점에 있다. 세간의 관심은 소로스가 후계자를 지목할지에 쏠렸지만 사실상 후계 수업을 받던 차남 조너선(52)이 2011년 소로스와의 갈등 끝에 결별한 뒤 알렉산더가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다.
소로스는 2004년 “조지 W 부시(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게 내 삶의 초점”이라며 선거자금 기부를 통해 미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알렉산더는 아버지 소로스가 선거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조직한 ‘소로스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이끌고 있다. 소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약 1614억 원)를 슈퍼팩에 배정한 상태다.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알렉산더는 WSJ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며 “성평등, 낙태권 등 아버지의 진보적 가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하게 될까 봐 우려가 크다.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반(反)트럼프 전선에 대대적으로 기부할 것을 예고했다.
자칭 ‘중도 좌파’라는 알렉산더는 OSF 활동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들을 접촉해 왔다. 그는 민주당이 지지세력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며 “누군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들이 길을 잃었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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