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 퇴치 대국민 캠페인 연 김유찬 대한피부과학회장
옴진드기로 인한 전염성 질환, 피부 접촉-옷 등으로도 감염
최근 고령화로 요양시설 피해 늘어… 간호사-간병인의 적극 치료 필요
학회, 유튜브 채널 등 소통 늘려 “국민 피부건강 지킴이 활동 지속”
대한피부과학회는 8일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고령화로 인해 위험한 감염 질환으로 다시 떠오른 ‘옴’의 퇴치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벌였다. 그동안 학회는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피부암, 대상포진, 여드름, 두드러기, 백반증, 무좀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왔다. 그런데 왜 피부과 의사들이 ‘옴’ 퇴치에 앞장서고 있을까?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을 만나서 들어봤다.
― ‘옴’은 어떤 질환인가?
“옴은 전염성 피부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이 특징인 피부 기생충 감염 질환이다. 주로 옴진드기에 감염된 사람과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옷이나 침구류 등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요양 시설 등 집단생활 시설에서 자주 발생하나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심한 전신 가려움증이 발생하며, 특히 밤에 심해진다.
주로 손가락 사이, 손목, 겨드랑이, 가슴, 허리, 엉덩이, 성기 등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가려운 부위에 붉은 발진이나 수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서는 치료가 어렵고 전염력이 높은 딱지옴도 생길 수 있다. 옴이 의심되는 경우 피부를 긁어서 현미경으로 확인한다. 확진 된 경우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방법은 옴 치료제를 목에서 발끝까지 전신에 도포하며 8∼14시간 후 씻어 낸다. 한 집안 가족들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한다.”
― 학회가 특히 옴 퇴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회가 ‘피부 질환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란 고민 끝에 옴 퇴치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많은 피부 질환 중 옴 질환을 선택한 이유는 옴이 가려움이 심한 피부 질환 중 하나로 감염된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며 걸리는 대상이 주로 취약 계층이자 집단생활 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많은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요양 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점점 많아지는 이 시기에 미리 옴을 퇴치한다면 많은 국민의 노후에 옴 감염에 대한 걱정을 덜어 주리라 생각한다. 또 대부분의 피부 질환은 아무리 노력해도 발생을 막기 어렵지만 옴은 피부과 의사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옴의 발생을 현저히 줄여 퇴치 수준까지 이룰 수 있다.”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의 주요 내용을 설명해 달라.
“현재 많은 피부과학회 회원이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 TFT에 흔쾌히 자원해 주고 있다. 이들은 프로토콜 개발과 원활한 치료제 공급의 토대 위에 홈페이지, 유튜브 영상 등의 정보 교육 플랫폼과 협력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두 자발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실제로 2월 9일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피부건강의 날에 대국민 홍보를 통해 옴 확산 방지 및 지속적 관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요양 시설에서 감염이 흔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4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고령화 및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집단 요양 시설의 장기간 거주로 옴의 집단 감염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옴 발생이 증가하는 요인에는 노인 요양 시설의 증가, 옴에 대한 교육과 인식 부족, 잠행 옴 등으로 인한 진단의 어려움 등이 있다. 옴은 감염된 사람과 직접 신체 접촉이나 오염된 옷 또는 침구, 수건 등과 접촉할 때도 옮는다. 특히 옴은 감염된 사람과 포괄적, 친밀한 개인적 접촉을 통해서 확산된다. 군대나 요양원과 같이 공동 주거 생활을 하는 경우 또는 병원에서 잘 발생하며 가족 구성원이 함께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옴은 감염된 사람이 무증상 잠복기 동안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 요양원 등 장기 요양 시설에서 옴이 의심되는 경우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간호사, 간병인 등의 의료 인력이 옴의 추가 감염을 줄이기 위해 옴 증상에 대해 숙지하고 옴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이 사업은 국가에서 해야 하는 일인데.
“옴 퇴치 캠페인은 1월부터 시작했다. 마침 코로나가 끝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졌다. 그러면 더 감염되기가 쉽다. 우리가 이 취지를 질병관리청에 알렸더니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학회 비용으로 옴 퇴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질병청에선 학회의 옴 퇴치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치료하는 것을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
―올해 옴 퇴치 사업 외에 국민들의 피부 건강을 위해 추가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은?
“피부과학회에서는 대한피부과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한피부과학회 산하 15개 학회 소속 전문의와 함께하는 피부 전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총 128개의 동영상이 제작됐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경찰청과 함께 소년원 등 보호감호 대상인을 상대로 문신을 지워주는 ‘사랑의 지우개’ 사업을, 군인을 대상으로 문신을 지워주는 ‘힐링지우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의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학회는 이번 회기 중 옴 퇴치 대국민사업 이외 연수 교육 강화 및 전공의 수련 체계화, 디지털박물관 개관, 학회 사무실 이전 등 4가지 주요 신사업을 시행했다. 학회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피부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지금 시행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도 특히 연수 교육 강화 및 전공의 수련 체계화를 통해 피부과 의사의 진료 실력을 향상하고 더 수준 높은 피부 질환 진료에 힘쓸 예정이다. 또 옴 퇴치 사업의 경우는 옴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먼 훗날 옴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를 기념하며 회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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