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첫 인터뷰집 발간
RM “활동 초기, 인정 투쟁의 역사”
진 “빌보드 1위, 체감 잘 안됐다”
제이홉 “포기 안하고 계속 달려갈 것”
“우리 멤버들 다 ‘또라이’다. 미친놈들만 가득 있어서 독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뷔가 멤버들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그는 이어 말했다. “마음이 아무리 무너져도 무대를 사랑하는 감정은 더 커지는 사람들끼리 모인 것 같아 너무 좋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9일 발간한 첫 공식 인터뷰집 ‘비욘드 더 스토리: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빅히트뮤직)에 이들의 속내와 10년간 겪은 좌절 및 환희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았다. 책은 한국어를 포함해 총 23개 언어로 발간된다. 이날은 BTS 팬클럽 아미(ARMY)의 공식 창단일이다.
지민은 “아직도 저희 첫 무대 때 방송 카메라 옆에 있던 그 단 한 줄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그 ‘단 한 줄’은 2013년 6월 13일 그들의 첫 TV 음악 프로그램 출연을 응원하러 온 팬들의 규모다.
“사람들이 자꾸 언제 데뷔하냐고 물어보는 게 정말…. 칼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을 줘요.” 제이홉은 연습생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세계적인 스타인 그들에게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까 봐 두렵고 불안한 시절이 있었다.
데뷔 후에도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음악을 들어보지도 않고 그룹 및 멤버 이름, 외모, 실력을 조롱하는 이들이 있었다. RM은 활동 초기 몇 년의 시간을 “인정 투쟁의 역사였다”고 했다. 이들은 2015년 두 앨범 ‘화양연화 pt1’ ‘화양연화 pt2’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슈가는 인기가 치솟을 당시를 떠올리며 “갑자기 무협지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살인적인 스케줄은 번아웃을 가져왔다. 앨범 제작과 공연을 무한 반복하던 2017, 2018년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슈가는 “‘그만두자’는 말을 다들 하고 싶은데 꺼내질 못했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이들은 재계약을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제이홉은 “지옥 같았다. 처음으로 우리가 이걸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지민도 “팀 자체가 되게 위험한 상황이었다. 새 앨범을 만들지 말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반전은 2018년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찾아왔다.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은 BTS는 한국 가수로는 처음 빌보드 뮤직 어워즈 무대에서 공연했다. BTS는 이 자리에서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공개했다. 힘들지만 꾸역꾸역 좋은 무대를 만들려는 멤버들과 오랜만에 외친 구호 “방탄, 방탄, 방방탄!”은 그들을 다시 하나로 묶었다. 제이홉은 멤버들에 대해 “피 안 섞인 가족”이라고 했다.
2020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던 순간 진은 “체감이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받은 상이나 순위 중에 제일 안 다가왔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있는 현장과 멀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이홉은 “사실 무섭기도 하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뭐든 해 보자’며 계속 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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