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침침해지기 전에… 눈 건강 지켜 ‘황반변성’ 골든타임 사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노화로 인한 눈 질환 관리법
망막 중심부인 황반 손상돼 발병… 시야 흐려지거나 끊겨 보이기도
회복 어려워 발병 전에 막아야…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발병 급증
황반 이루고 있는 주요 성분인 루테인-지아잔틴 섭취하면 좋아

게티이미지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새로이 문제가 되는 질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퇴행성 안 질환인 ‘황반변성’이 바로 그런 질환이다. 황반이란 눈에서 시세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망막의 중심 부분을 말하며 물체의 상을 맺히게 하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한다. 이러한 황반이 노화나 외부 요인으로 손상되는 것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글씨가 휘어 보이거나 끊겨 보이고 심할 경우 실명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이 눈 건강에 위험을 주는 환경에 과다 노출돼 있는 상태라 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 시야를 괴롭히는 황반변성, ‘노화’가 주원인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 조직으로 물체를 식별하고 색깔을 구분한다. 이러한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염증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입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사물이 찌그져 보일 때,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 안 보일 때, 쳐다보는 부분이 까맣게 보이거나 뒤틀려 보일 때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황반변성으로 한 번 시력이 떨어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50대 이상은 발병 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은 노화다. 황반변성의 정식 명칭이 ‘나이 관련 황반변성’인 만큼 노화와 가장 밀접하다. 보통 50세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다. 황반변성은 한 번 생기면 손상된 시각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으며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평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자외선, 미세먼지와 같은 외부 요인도 황반에 좋지 않다. 특히 우리의 눈은 신체 기관 중 유일하게 외부로 노출돼 있어 오염 물질과 외부 자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노화에 취약하다. 당뇨, 고혈압도 황반변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 눈에도 무수한 혈관이 있기 때문에 당뇨, 고혈압 등은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 등과 같은 망막 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고혈압을 장기간 앓고 있을 경우 동맥경화성 혈관 변화로 인한 허혈성 손상이나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로 세포 독성이 증가해 황반변성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흡연도 좋지 않다. 흡연은 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피의 양을 줄이기 때문에 꼭 피해야 한다. 2018년도 연세대학교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12만9120명의 남성을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나눠 진행했을 때 흡연 집단이 비흡연 집단보다 황반변성 발생 확률이 약 50% 더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흡연 시 발생하는 여러 독성 물질이 망막세포를 손상시키면서 황반변성 발병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 젊다고 방심은 금물, 40대부터 눈 건강 관리 필수
40대에서도 황반변성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를 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를 받은 40대 환자 수는 2020년 1만3825명으로 2010년에 8165명에 비해 69.3% 증가했다. 또한 김안과병원이 2020년도에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노안 증상을 의심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733명이었다. 이렇듯 연령 상관없이 발병이 늘고 있다.

‘젊은’ 황반변성 환자의 증가는 디지털 영상기기 사용량 급증이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폰, TV, 컴퓨터 모니터 등의 오랜 사용은 눈의 피로를 유발하고 자극이 된다. 또한 청색광(블루라이트)이 많이 방출되는데 청색광은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중 380∼500㎚(나노미터)의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이다. 푸른색을 띠고 상대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 눈을 손상시키고 시력 저하나 피로감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색광이 각막이나 망막 세포를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예방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앞이 침침하고 잘 보이지 않으면 대부분 단순한 눈의 피로라고 간과하기 쉽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시력 저하는 물론 먼 곳, 가까운 곳에서 모두 변시증, 중심암점 등의 시력 장애가 나타난다. 눈앞에 검은 점이 나타나 시야를 방해하고, 책을 읽을 때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거나 직선이 구불구불거리며 휘어져 보인다.

● 황반 노화 예방 첫 단추, ‘루테인-지아잔틴’ 섭취
황반변성이 한번 진행되면 손상된 시각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평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우선 황반을 이루고 있는 성분 보충이 필수적이다. 황반 전체에는 루테인으로, 황반 중심 부분은 지아잔틴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을 구성하는 물질로 황반 색소의 밀도를 유지시켜 시각 기능을 개선하고 황반변성 등 안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해당 성분들은 25세 이후부터 줄어드는데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형성,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외부에서 보충해야 한다.

식약처에서는 루테인·지아잔틴의 경우 1일 20㎎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프랭클린대 연구팀에 따르면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시각 능력이 무려 12.1%나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녹황색 채소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당근,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등이다. 매번 눈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기 힘들다면 루테인·지아잔틴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해 챙겨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루테인·지아잔틴은 마리골드꽃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황반 전체에 색소 밀도를 유지시켜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지아잔틴 성분이 함유돼 있는지 잘 확인하고 지아잔틴 성분을 보충해 황반 중심 부분까지 황반 색소를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서도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음식을 잘 섭취하고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 습관으로는 △전자기기 사용 자제 △금연 △짠 음식, 술, 커피 피하기 △눈과 모니터 간 40∼50㎝ 간격 유지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 착용 △충분한 수면 △고른 영양 섭취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눈 운동 등이 있다. 시력 저하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방문을 통해 나의 눈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좋다.

#헬스동아#건강#의학#눈 질환#노화#황반변성#루테인#지아잔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