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박수근미술상 노원희 작가 시상식
노 작가 “인간의 존엄 지향했던 정신
작품에 어떻게 살릴지 고민할 것”
“박수근 화백(1914∼1965)이 가난했던 사람들의 선함과 진실에 천착했다면, 저는 그런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그리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박 화백의 형식적, 미학적 성취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깨달았습니다.”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13일 열린 제8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노원희 작가(75)가 말했다.
그는 “박 화백이 작품을 그리던 1950, 60년대에는 찬란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있었고 그 하늘을 마당 있는 집에서 바라봤다”며 “고르게 가난했지만 인간의 품위와 존엄을 지향했던 그 시절의 정신을 작품에 어떻게 살려야 할지 지금까지 고민해 왔고 앞으로도 고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는 뜻에서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한다. 이인범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장은 “평생에 걸쳐 은유적, 서정적 감수성으로 일상과 현실에 대한 애정과 비판의식을 표현한 노 작가의 작품세계는 박 화백의 예술 정신과 맥이 통한다”고 했다.
박 화백의 장녀인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아버지의 예술 세계는 가난 속에 핀 꽃”이라며 “아버지가 화가의 꿈을 키웠던 이곳에서 노원희, 차기율 작가(전년도 수상 작가)를 모실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노 작가는 올곧은 자세와 작품성을 지켜온 정신적 고결함이 박 화백의 삶의 태도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이날 박 화백의 작품 ‘아기 업은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만든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제7회 박수근미술상 수상 작가인 차기율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62)의 개인전도 이날 개막했다. 차 교수의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회화, 설치, 기록물 등 200여 점이 10월 15일까지 전시된다. 차 교수는 “고난을 이기고 우뚝 선 박 화백을 흠모해 왔다”며 “더 전진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성실하고 뜨겁게 작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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