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된 환자 중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아 척추 전이암 수술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환자의 70%는 척추 전이를 경험하는데, 과거에는 척추 전이암을 말기라 여겨 심한 통증에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박형열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비소세포폐암의 척추 전이로 척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병합 요법을 시행한 2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환자들을 나이, 성별, 기대 수명, 척추 불안정성을 고려해 방사선 치료만 한 231명 중 비슷한 조건의 22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방사선 단독 치료 군에서만 5명의 환자(22.7%)가 병적 골절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의 악화가 관찰됐다. 또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군에서는 보행이 불가능했던 4명의 환자가 보행이 가능해졌고, 5명의 환자는 신경학적 증상이 개선됐다.
연구팀이 또 연구 대상인 44명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표적 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인 지 여부와 신체 활동 정도가 생존율과 의미있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표적 항암제 치료가 가능했던 환자 군은 21개월인 반면, 완치가 아닌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고식적인 항암제 치료 군은 5개월로 매우 짧았다.
김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된 환자는 임상적으로 흔하지만 치료법을 결정하기 쉽지가 않은데, 이번 연구로 수술적 치료가 병적 골절 예방을 통해 장기적으로 신경학적 증상의 악화를 막을 뿐 아니라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한 환자에서 보행과 신경학적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이암 환자는 말기로 생각해 낙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기술이 발달한 만큼 희망을 갖길 바란다”며 “표적 항암제 치료가 가능했던 환자의 경우 평균 생존율이 높았고, 특히 이런 환자들이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하거나 척추의 불안정성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으로 이어져 걷지 못하고 계속 누워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가족 모임이나 여행도 참석하며 암을 이겨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폐암은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척추뼈로 전이된다. 전이암은 보통 4기로 진단된다. 원발암에 대한 폐암 치료와 전이암은 방사선 치료가 우선이지만, 전이된 척추뼈의 불안정성이 있거나 신경을 압박해 마비를 일으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메디슨(Journal of Clinical Medicine)’ 7월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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