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 트럼프가 3번째
美 심각한 정치불신 보여줘
호감 1위는 윌리엄 英왕세자
정치성향 관계없이 고른 인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전 세계 지도자급 인사 중 비호감도 2위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의 주요 대선 주자에 대한 비호감도 또한 모두 높아 미국인의 정치 불신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미 여론조사회사 갤럽이 지난달 3∼27일 미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세계 지도자 15명의 호감 및 비호감도를 각각 전화 조사해 9일(현지 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에게 비호감을 느낀다는 미국인이 90%에 달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57%)이 2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55%), 해리스 부통령(52%), 펜스 전 부통령(5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포인트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감’ 분야에서도 타국 지도자급 인사보다 낮은 지지를 보였다. 미국인이 가장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59%의 ‘호감’ 응답을 받은 윌리엄 영국 왕세자였다.
2∼5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57%),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여사(49%), 윌리엄 왕세자의 부친인 찰스 3세 영국 국왕(46%), 존 로버츠 미 대법원장(43%) 순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감도는 각각 41%로 윌리엄 왕세자에게 한참 뒤졌다.
해리스 부통령(38%),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이상 37%), 펜스 전 부통령(35%) 등의 호감도 또한 저조했다.
찰스 3세 부자(父子)는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미국인의 높은 호감을 얻었다. 집권 민주당 지지자의 63%, 공화당 지지층의 65%가 윌리엄 왕세자에게 호감을 표했다. 찰스 3세 또한 민주당 지지층의 49%, 공화당 지지자의 50%로부터 ‘호감’ 답변을 얻었다.
전·현직 대통령과 부통령, 양당의 주요 대선 주자에 대한 호감도는 낮고 비호감도는 높은 현실을 두고 갤럽은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미국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런 경향이 내년 대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지 250년이 넘었음에도 영국 국왕 부자가 민주 선거로 뽑힌 미 지도자보다 더 인기 있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정치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인은 아직도 영국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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