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6·25 이겨냈듯 우크라도 꼭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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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 대사
“반격 느리지만 신중하게 공격 중
한국의 지뢰탐지기 지원 약속 감사”
오늘 옛 소련서 해방된 ‘독립기념일’

24일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21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4일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21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70년 전 한국이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6·25전쟁을 이겨내고 국가를 지켜냈듯 우크라이나도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24일은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날을 기리는 우크라이나가 ‘독립기념일’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이를 앞둔 21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에서 진행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내비췄다. 그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일주일 전 한국에 부임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주택만 최소 9만6000채가 파괴됐고, 러시아 점령지에선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죽고 다쳤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왔다는 그는 “러시아가 미사일 공습을 했으니 당장 대피소로 가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한밤 중에 막 날아오더라”며 잠조차 편히 잘 수 없는 현지 상황을 전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이 6일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23일에는 크렘린궁에서 약 5km 떨어진 상업지구에까지 드론 공격이 있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6월 대반격을 개시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종의 심리전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포노마렌코 대사는 “반격이 예상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지만, 절대 교착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수개월간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인 데다가 수많은 지뢰를 매설해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공격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반격 이후 점령지 11곳(240k㎡) 이상을 수복하는 등 계속해서 전과(戰果)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야당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지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미국의 결정이 대통령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일방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항구를 공격한 사실에 대해서는 ‘식량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지난 1년간 45개국에 3300만t의 농산물을 수출했는데, 이 중 6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갔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러시아의 행위에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의 곡물터미널도 봉쇄됐다고 한다.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튀르키예 영해를 통과하는 임시 항로를 만들었으며 16일 약 3만 톤의 식품을 실은 첫번째 선박이 출항했다고 전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영토 3분의 1(20만k㎡)이 러시아가 매설한 지뢰와 불발탄으로 위협받고 있어 추수를 앞두고 농민들도 위험한 상황”이라며 “최근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뢰탐지기, 지뢰제거장비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포노마렌코#주한 우크라 대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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