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간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가 일상으로 복귀하면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다. 불면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집중력 저하, 졸음 등으로 업무에 지장이 생기거나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휴가철에는 출근 부담이 없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일상으로 복귀하고 나서도 쉽게 잠들지 못해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다. 잠이 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자보려 하는 것은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졸릴 때만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면서 “잠자리에 들었을 때 잠이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 상태가 지속되면 차라리 잠자리에서 벗어나 컴컴한 거실 같은 곳에 앉아 있다가 조금이라도 잠이 올 때 다시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늦게까지 TV, 유튜브 등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정 교수는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돼 각성 상태(잠이 안 오는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침실의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해 쾌적한 잠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침실의 온도를 적절히 낮춰 놓으면 체온이 쉽게 떨어지게 되고,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면서 잠들기 더 쉬워진다. 침실의 온도가 높아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탈수로 전해질과 영양상태의 균형이 깨지게 돼 자다가 자주 깨게 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실내 온도를 대략 24~26도,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계속 켜 놓을 경우 습도가 너무 떨어져 호흡기가 건조해져 감기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소음과 빛은 최소화하고 얇은 소재의 시원한 잠옷을 입고 얇은 이불로 배를 덮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 하다 보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낮잠은 가급적 피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좋다. 땀이 촉촉하게 날 정도로 하루 30분가량 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은 가벼운 수면 장애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이 아닌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너무 늦은 저녁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녹차, 콜라 등 음료와 담배는 취침 시간 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자기 전 마시는 술은 잠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숙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술은 수면 뇌파를 변화시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깨게 만든다.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는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직전 과식을 하면 소화기관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 숙면에 방해가 된다.
취침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긴장을 충분히 풀어준다. 찬 물로 샤워하면 오히려 체온이 오르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돼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심박수가 증가해 깊은 잠이 들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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