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등 신약 내년 초 도입 예정
음식 소화 늦추고 식욕 억제시켜
체중의 10∼20% 감량 효과 있지만
보험 적용 안돼 비용 부담 큰 편
삭센다는 2년 전 국내에 수입돼 돌풍을 일으켰던 비만 치료제다. 매일 배에 직접 찔러 넣는 주사제다. 최근 미국에선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를 놓아도 되는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할리우드 스타인 킴 카다시안까지, 유명 인사들이 주사제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만 치료에 주사제가 얼마나 효과적일까. 부작용은 없는 것일까. 정원영 강동성심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비만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과거에 주로 쓰인 비만 치료제는 먹는 약이다. 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주는 것인데 디에타민, 제니칼, 콘트라브, 큐시미아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국내에 도입된 비만 치료 주사제인 삭센다는 빅토자라는 당뇨병 치료제의 용량을 늘려 비만 치료제로 개발했다.” ―어떻게 당뇨 치료제가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나.
“당뇨약으로 개발되어 사용하던 중에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종의 부작용이 비만에 효과를 보인 것인데 이후 비만 치료 목적으로 승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보다 주사제가 선호되는 것도 드문 현상이다. 하지만 비만 치료 경구 약은 사용 시 부작용, 안전성에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사제로 사용하는 약은 먹는 약에 비해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고 체중 감량의 효과는 더 좋으면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어 선호되고 있다.”
―삭센다 주사제 외에 국내에 도입될 비만 주사제는 어떤 것이 있나.
“국내에 들어온 것은 삭센다이다. 미국에선 이미 처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임상이 진행 중인 주사제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두 가지가 있다. 늦어도 내년 초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 호르몬 중 인크레틴(혈당 조절 호르몬 및 식욕 관련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인크레틴에는 GLP-1과 GIP 두 가지가 있다. 위고비는 GLP-1에 작용하는 약이고,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모두에 작용하는 약이다. 이들 약은 음식이 천천히 소화되도록 하고 식욕도 떨어뜨린다. 지방 축적이 되는 것을 막고 인슐린 작용을 개선해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비만의 원인마다 모두 작용하는 치료제인 셈이다.”
―비만 주사는 얼마나 맞아야 효과가 있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삭센다는 56주 동안 사용했을 때 약 9%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위고비는 최대 68주 사용 시 약 15%, 마운자로는 최대 72주 사용 시 약 23%의 체중이 감량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현재 비만 치료 주사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장기간 약물 치료를 받기에는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익숙하지 않은데 안전한가.
“위장 장애도 생길 수 있다. 즉, 속이 좀 메스껍거나 두통 어지럼 같은 증상이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전문적인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사용 및 관리가 필요하다. 그보다 큰 단점은 주사를 맞다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식욕이 다시 증가하고 체중도 느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체중 감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면 .
“중요한 것은 비만 치료의 정공법은 약물 치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약물 치료를 해도 생활 습관 교정이 안 되면 약을 끊은 후 원상태로 돌아온다. 약물 치료보다 생활 습관 교정 관리가 중요하다. 식사와 운동은 체중 관리의 핵심 요소다. 이 두 가지 습관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체중 감량은 어렵다. 약물 치료가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체중 감량을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에는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포함된다. 스트레스는 식욕 증가와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 불규칙하거나 부족한 수면은 신진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체중 감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생활 습관의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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