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조절이나 운동 없이 약만으로 체중 감소에 성공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제를 동물에게 적용했는데 지방 조직을 태우는 물질이 활성화하며 체중이 줄어든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은 뇌 속 세포를 조절해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원리를 발견해 쥐를 활용한 실험에서 약물 투입만으로 식사량 조절 없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은 약 50g으로 보통 체중(30g)보다 비만인 생쥐에게 신약후보물질 ‘KDS2010’을 투여했다. KDS2010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신약개발사 ‘뉴로바이오젠’에 2019년 기술 이전을 진행한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약이다. 그 결과 일주일 뒤부터 살이 빠지기 시작해 7, 8주가 지나자 보통 쥐의 체중까지 몸무게가 줄었다. 단백질 등 다른 요소의 변화 없이 지방만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기억력 저하를 일으키는 효소와 비만을 일으키는 물질 간의 관계에 주목했다. 우리 뇌 속에 있는 별 모양의 별세포는 평소 뇌가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돕지만 그 수와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질 경우 마오비(MAO-B)라는 효소를 발현한다. 마오비는 기억력을 저하시키는 ‘가바’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KDS2010은 이 마오비를 억제해 기억력 저하를 막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가바’가 기억력 저하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물질 ‘가브라5’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약물로 가바가 줄어들자 가브라5가 활성화했는데 가브라5가 활성화하면 지방조직에서 열이 발생해 체중이 줄어든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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