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병원비 절약 꿀팁
비급여 항목 병원마다 달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서 공시
야간-공휴일엔 평일보다 진료비 30∼50% 비싸 주의를
1차 진료나 예방접종 등은 동네 병원-보건소 이용이 유리
누구나 살다 보면 중증 질환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감기, 예기치 못한 사고 등으로 최소한 몇 번은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면서 매년 들어가는 병원비도 점점 불어날 수밖에 꿅없다. 그런데 같은 증상이라도 비급여 진료 여부, 병원 규모와 방문 시기 등에 따라 진료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료비는 건강한 삶의 질을 위해 꼭 필요한 지출이지만 몇 가지 요령만 숙지하면 같은 상황에서도 병원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생활비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기 어려운 고물가 시대에 지갑도 지키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병원비 절약 ‘꿀팁’을 알아보자.
병원 방문 전 ‘비급여 진료비’ 확인은 필수
병원 진료비는 항목에 따라 급여와 비급여로 나뉜다.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금액을 정하고 모든 병원은 법적으로 이 금액대로 청구한다.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금액이 같다. 도수치료, 다초점렌즈를 사용한 백내장 수술, 고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 시술, 체외 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항목은 병원마다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할 수 있다. 정해진 기준이 없고 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같은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가 부산의 A의원은 33만 원(최소 금액)인 데 반해 인천의 B의원은 900만 원(최대 금액)을 받고 있고 도수치료의 경우 서울의 C의원은 10만 원(중간 금액), 경기의 D의원은 50만 원(최대 금액)이었다. 자궁근종 제거 등에 주로 시행되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 시술의 경우 평균 비용 37만5000원(MRI)∼850만 원(초음파)에 비해 최고 금액은 1.54∼2.94배인 980만 원(MRI)∼2500만 원(초음파)으로 큰 차이가 났다.
내가 받을 병원 진료가 급여인지, 비급여인지 확인하는 것은 간단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비급여 진료비 확인 서비스 항목이 있다. ‘건강e음’ ‘아프지마’ 등 모바일 건강 앱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지역별, 의료기관 규모별 비급여 항목 진료비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 규모나 지역에 따른 중간 금액, 평균 금액도 비교가 가능하다. 같은 치료라도 비급여 진료비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만큼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동네 단골 병원 활용하기
병원은 단골을 지정해두는 것이 유용하다. 주치의가 본인의 건강을 세심하게 돌봐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진료비를 줄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병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내는 초진 진찰료가 두 번째 방문부터 적용되는 진찰료보다 30%가량 높다. 의사가 최초로 환자의 질병을 판단하는 초진의 난도가 재진보다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병원을 자꾸 옮기다 보면 추가 검사비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들을 고려했을 때 단골 병원이 있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단, 만성질환은 90일 이내, 일반 질환은 30일 이내에 같은 병원에 가야 재진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큰 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대학병원에 직행하는 것보다 우선 동네 의원을 찾는 것이 좋다. 1, 2차 병원에서 진료 의뢰서를 받지 않은 상태로 3차 병원에 가면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본인 부담금이 100%가 되기 때문. 1차 병원에서 진료 의뢰서나 소견서를 받아 3차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유리하다. 진료 의뢰서를 깜빡 잊은 경우에도 일주일 내에 제출하면 병원비의 일부를 환불받을 수 있다.
주말, 저녁은 피하고 입·퇴원도 정규 시간에
병원을 방문하는 요일과 시간도 진찰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정규 진료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야간이나 공휴일에 진료받거나 수술을 하면 30∼50%, 최대 100%의 가산금이 붙는다.
정부가 시행 중인 야간-공휴일 가산 제도에 따라 공휴일이나 야간 진료를 받으면 기본 진찰료에 30%의 가산금이 붙는다. 또 응급 수술과 같은 응급 진료를 받으면 평소보다 50%의 가산금이 생긴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1시가 기본 진료 시간이다. 이후에는 진찰료가 평소보다 20∼30% 올라간다. 특히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는 심야 시간대 진료로 적용돼 진찰료가 최대 50∼100% 비싸진다.
잘못하면 막대한 금액이 나오는 것이 바로 입원비다. 자정부터 오전 6시에 ‘입원’하거나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에 ‘퇴원’ 절차를 밟으면 입원료의 50%가 할증된다.
입원 기간이 15일을 넘기면 환자의 병원비 부담도 늘어난다. 15일까지는 입원비 본인 부담률이 20%지만 16∼30일은 25%, 31일 이상은 30%로 본인 부담률이 늘어난다. 다만 응급 환자라면 응급 의료 지원 대상이기 때문에 병원비의 절반이 지원된다는 점도 참고하자.
응급실은 입원비를 산정하는 기준이 자정(오전 12시)이다. 즉, 몇 번의 자정을 보냈느냐에 따라 금액이 청구된다. 예를 들어, 오전 12시 이전에 병원에 입원하고 다음 오전 12시가 지나 퇴원하면 실제로 24시간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이틀 치 입원비가 청구된다.
보건소 이용하기
지역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검사와 예방접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 보건소에서는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와 약 처방 등을 제공한다. 영유아 필수 접종과 어린이, 청소년,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독감 예방접종, 폐렴 예방접종, 장티푸스 예방접종 등을 무료로 실시한다. 골밀도 검사나 피검사도 대부분 무료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보건소에서는 환자의 본인 부담금이 500원에서 1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독감 주사와 같은 예방접종을 받을 때도 보건소가 일반 병원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다. 보건소에 따라 재활치료나 한방, 치매 검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미리 알아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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