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추정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와 조명이 달린 구조용 들것이 올해 가장 우수한 학생 발명 아이디어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수상작이 5일 발표됐다. 전국 17개 시도 9896명이 참가한 이번 경진대회의 최고상인 대통령상에는 국지성 군(송강고 2학년), 국무총리상에는 한도하 군(서울대치초 4학년)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이달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중앙과학관에서 8일까지 전시되고 12월부터는 시도교육과학연구원 순회전시도 진행된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국립중앙과학관, 동아일보사가 매년 개최해 왔다.》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급발진 추정 사건을 봤습니다. 전자 장치의 오류가 운전자 잘못으로 판결받는 억울한 사례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명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지성 군(송강고 2학년)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에서 ‘급발진 확인장치’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 군은 “조사해 보니 지난 13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중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운전자가 차의 결함을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 군은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는 동작과 압력을 센서로 측정해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LED 빛은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해 블랙박스에 녹화된다. 급발진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블랙박스에 녹화된 LED 빛을 확인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 혹은 가속페달을 어느 정도 힘으로 밟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심사위원단은 선정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은 사용하던 차량에 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 군은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류태욱 지도교사의 차량에서 여러 번 실험을 진행했다. 국 군은 “페달을 밟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로 처음에는 초음파 센서를 사용했지만, 실제 실험을 해 보니 바닥이 울퉁불퉁한 차 바닥에서는 제 값이 나오지 않았다”며 “발로 페달을 누르는 각도에 따라 이동 거리를 추정할 수 있는 가변저항 센서로 교체했다”고 했다. 현실적인 차량의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전라남도 공립대안학교인 송강고에 재학 중인 국 군은 “평소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며 이번 경진대회에 출품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국 군은 지난해에도 경진대회에 작품을 출품했지만 전국 대회까지는 진출하지 못했다. ‘재수’ 끝에 대통령상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국 군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좀 더 발전된 형태의 기술들을 개발해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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