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허탈감·우울 등 생길 수도
가족의 따뜻한 말과 지지·격려 중요
무작정 굶는 무리한 다이어트 금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라는 인생의 큰 산을 넘은 후에도 건강 관리는 중요하다. 압박감과 초조함 속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해방감과 함께 허탈감, 불안감, 우울, 정신적 피로 등이 찾아올 수 있어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을 두루 잘 살펴야 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 년간 수능을 목표로 달려온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난 후 해방감을 맛볼 수 있지만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허탈감이나 공허함, 두통, 무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능 이후에도 수면시간, 기상시간, 식사시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수능을 보느라 힘들었다고 지나치게 많이 쉬는 것도 생활리듬이 깨질 수 있어 좋지 않다. 우리 몸은 열량 등 체내 조건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갖고 있어 생활리듬이 흐트러지면 면역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식욕 부진, 소화 불량,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수험생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가족들의 따뜻한 말과 격려가 중요하다. 가채점 이후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절망과 자책감으로 불안 상태에 빠지는 수험생들도 있어서다.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능 이후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울증, 불안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 학생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실패를 학업의 실패로 지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특히 청소년은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 가족들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험생에게 시험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거나 조언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면서 “가족들은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수험생의 노력을 지지·격려해주고 ‘항상 지지하고 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표현해 큰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과 친구들은 수험생이 대화를 통해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잠이 오지 않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한 두통,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과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능 이후 갑자기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수능이 끝나고 시작되는 대학별 수시전형과 논술·면접고사와 정시 전형을 앞두고 살을 빠르게 뺀다고 무작정 굶는 것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위장질환은 물론 구토로 치아 부식, 생리불순, 거식증, 신체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어서다. 특히 근육량이 적어지면 기초대사량도 낮아져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고탄수화물, 고지방 인스턴트 음식 같은 고열량 음식부터 멀리하고, 운동을 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것이 좋다. 살을 빼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자신의 기초대사량의 10~20%를 줄이는 수준의 식이요법이 권장된다.
신진영 건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방은 총 열량의 25% 내외로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 섭취는 최소화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총 섭취 열량의 50~60%로 줄이는 것이 좋다”면서 “운동은 무리하게 하기보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 적절한 강도와 지속시간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준비에 바빠 허리나 어깨, 목, 손목 등 통증을 참아온 수험생은 미뤘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험생들이 겪는 가장 흔한 근골격계 질환은 허리 통증이다. 척추는 앉아있을 때 서 있을 때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진다. 허리 통증이 악화되면 요추추간판탈출증, 디스크협착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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