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200만 명 데이터 분석
운동-식단으로 혈당 등 개선 확인
“신장-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도”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생활습관 바꾸기 프로그램이 ‘당뇨병 전 단계’ 환자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스칼 겔드세처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전 단계일 때 생활습관을 바꾸면 당뇨병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뇨병 전 단계는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공복 혈당이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의 중간인 dL(데시리터)당 100∼125mg 수준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mg일 때 또는 대사증후군이 있을 때 당뇨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당뇨병 전 단계로 본다.
연구팀은 식단 및 신체활동에 대한 대규모 개입 프로젝트인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행동 변화 프로그램이 유의미한 당뇨병 예방 전략이라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혈당이 당뇨병 진단 임계치 근처에 다다른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 2600만 명을 대상으로 9개월 동안 13개 세션의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 각 세션은 1∼2시간으로 구성되며 참여자들은 이 기간에 총 16시간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참여 기간 대비 필수로 이수해야 할 시간이 길지 않고 대규모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이 실제 당뇨병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 중 약 2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당, 체질량지수(BMI), 체중, 지방 수치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자들의 평균 BMI는 ㎡당 1.35kg, 체중은 1.35kg 감소했다. 이는 당뇨병,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특히 생활습관을 고치는 접근법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투여할 때보다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컸다고 강조했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성인 인구의 10%가 당뇨병 환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2형 당뇨병은 이와 달리 인슐린을 생성하는 기능이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저하되면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식단과 신체활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프로그램은 일상적인 관리 수준에서 건강을 개선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연구에서 전국 규모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국내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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