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처럼 정보를 흡수하는 뇌를 가진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언어를 쉽게 습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언어 습득 능력은 엄마 배 속에 있는 출생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네데타 마리아니 이탈리아 파도바대 박사후연구원 등은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여성이 출산한 신생아 33명의 언어 학습 능력을 분석해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임신 24∼28주가 되면 태아의 청각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엄마의 몸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해 목소리에 대한 선호도를 형성한다. 신생아가 다른 여성의 목소리보다 엄마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것은 태아 때 들은 목소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궁을 통해 들리는 언어의 리듬, 멜로디 등을 인식한 결과다. 출생 전 언어에 대한 경험이 이후 언어 학습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생후 평균 2.39일인 신생아를 대상으로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로 된 동화를 들려줬다. 아기들이 동화를 듣는 동안 일어나는 뇌 신경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청각 및 음성 인식과 관련된 뇌 근처의 뇌파 검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들었을 때 아기들의 음성 인식 및 처리 관련 뇌의 진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낯선 언어와 배 속에서 익히 들어온 모국어를 다르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출생 전에도 언어 경험을 통해 이미 뇌의 기능적 조직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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