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길따라 부처님 뜻 널리 전할것”

前조계종 총무원장 영결식 엄수
종교인-신자 1만여명 함께 애도
출가 본사 용주사서 다비식 봉행
정부,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

3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에서 제33·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자승 스님의 법구가 다비식을 위해 옮겨지고 있다. 이날 영결식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자승 스님의 뜻과 의지를 오롯하게 이어받은 상월결사(霜月結社)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9일 입적한 해봉당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의 영결식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됐다. 정부는 전날 불교 발전과 사회 통합에 이바지한 공로로 자승 스님에게 국민훈장 5개 등급 중 가장 높은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이날 영결식에서 “사바세계의 육신을 버리고 법신(法身)으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영결사에서 “빨리 가고 늦게 가는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며 “자승 스님의 뜻과 의지를 오롯하게 이어받은 상월결사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며, 대화상(大和尙·큰스님)의 수행력과 유훈이 결집된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걷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 스님은 조사를 통해 “참아보려 해도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슬픔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우리는 스님께서 열어 보이신 길을 따라 원력 불사를 하나하나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에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자승 큰스님은 불교의 화쟁 정신으로 포용과 사회 통합의 리더십을 실천하신 한국 불교의 큰 어르신이었다”고 추모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조계사 분향소를 찾아 “큰스님을 오래 기억하겠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조문을 마친 후 진우 스님 등과 가진 차담회에선 “자승 스님이 생전에 노력하신 전법 활동의 유지를 받들어 불교 발전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원로회의 의장 자광 대종사 등 조계종 주요 인사와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를 지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등 타 종교인, 불교 신자 등 1만여 명(조계종 추산)이 참석했다. 다비식은 영결식 후 자승 스님의 출가 본사인 경기 화성 용주사로 법구(法軀)를 옮겨 봉행됐다.

1954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자승 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계를 주는 승려)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중앙종회 의원 및 의장 등을 역임했다. 조계종 내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혔으며 2009∼2017년 제33·34대 총무원장으로 종단을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집)에서 입적했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傳法度生)을 발원하며 소신공양으로 모든 종도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